반도그룹 "단순 투자"…'한진칼 주가 상승' 근거는 KCGI 논리와 일맥상통…시장서도 "지배구조 개선 통한 가치상승 기대"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4 09:41:56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순 투자 목적이고, 경영권 분쟁에 관여할 생각 없다. 향후 주가상승, 배당 확대 등이 예견되는 만큼 자금활용을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한진칼 지분 매입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도그룹이 내놓은 공식 해명이다. 반도그룹은 향후 한진칼 주가의 상승을 기대해 투자를 결정했다. 또 배당 확대를 예상하고, 배당수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미래의 '주가 전망'에 의해 그룹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약 9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만큼 반도그룹은 확신을 가지고 있을까. 그만큼 한진칼이 투자 대상으로 매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일까. 반도그룹이 예견한 한진칼 주가 상승의 동력은 무엇일까.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최초 매입한 시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주가 상승, 배당 확대등을 노리고" 투자의사 결정이 이뤄졌다는 그룹의 입장으로 미뤄, 지난해 11월 KCGI가 한진칼 지분 매입을 시작한 이후 반도그룹의 투자가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차원에서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한 것은 일반 투자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이 속한 한진그룹의 지주사이면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고,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으로 오너일가간 상속재산분할이 예견된 곳이 한진칼이다. 그만큼 한진칼 주가의 흐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반도그룹은 현재 변동성이 큰 한진칼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한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가가 상승하고, 배당을 더 확대하는 등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반도그룹이 약 900억원을 배팅한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은 '장밋빛 전망'의 근거다. 반도그룹은 어떻게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것일까. 반도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오너일가 및 KCGI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가정을 세우면, 반도그룹의 투자결정에 영향을 준 것은 현재의 시장 상황 정도로 유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도그룹의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은 현재까지 주가 상승의 동력이 어디로부터 발생했는냐 하는 것이다.
|
'한진칼 미래 주가 상승' 견해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 시작은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다. 시장은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는 '사실'보다, KCGI가 지분 매입을 하는 '이유'에 더 큰 점수를 줬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의 제고'가 KCGI가 시장에 퍼뜨린 '장밋빛 전망'의 근거가 됐다.
이후 실제로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늘려나갈 때마다 한진칼 주가는 상승했다. 또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등 주주제안을 발표했을 때, 전자투표제를 요구했을 때,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때 등 KCGI가 한진그룹 오너일가 및 경영진을 압박할 때마다 주가는 상승했다. 특히 한진칼 주가가 1주당 5만원에 근접했던 시기는 한진그룹 오너일가간 상속재산분할 이슈가 발생했던 때와 궤를 같이한다. 조 회장 등 최대주주들의 힘이 약화하고, KCGI 등 주주들의 힘이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던 시기였다.
반대로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올때마다 한진칼 주가는 하락했다. 조 회장 일가가 올 3월 주총에서 승리했을 때, 한진칼 우군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대량 매입했을 때 등 조 회장 일가에게 유리한 사건이 발생하면 주가가 내렸다. 오히려 한진그룹이 '비전 2023'을 발표했을 때도 시장은 들썩이지 않았다.
이 점에서 반도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보다는 KCGI 편에 설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주가 상승' '배당 확대'라는 투자 목적에 비춰볼 때, 주가 상승의 동력이 더 큰 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반도그룹의 투자 성공률을 더 높게 만들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회계법인 해솔, 부동산 타당성 자문 업무협약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은행권 신경쟁 체제]KB국민은행, 리딩뱅크 관건은 '충당금'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K-ICS 비율 경과조치 적용 꾸준한 개선세
- [은행권 신경쟁 체제]진격하는 하나·우리, 체급차이 어떻게 넘을까
- 신한금융 뿌리 깊은 나무와 새싹 '재일교포 주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새 회계기준서 부채규모 줄어든 비결은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부실한 자본관리 새 제도서도 취약성 드러났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농협생명, 경과조치 적용에도 킥스비율 둔화세 여전
- [은행권 신경쟁 체제]하나은행, 리딩뱅크 수성 전략은 '영업 올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교보생명, 늘어난 부채총액 상품구조 부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