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신주 하한선 8000억', 적당한 금액일까2015년 호반그룹 제시 '유증 1조원'…지금 상황 더 악화, '최소 1조원' 이상 투자 필요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22 12:05:0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1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일정이 확정된 가운데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신주 가이드'를 최저 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구주와 다르게 회사에 직접 자본금으로 환입되는 자금이다. '신주 8000억원'은 어떻게 산출된 금액일까. 과연 이 만큼의 자금이 투입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경영 정상화에 성골할 수 있을까.21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7일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안내서를 배포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주 인수 가격을 최소 80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한 점이다. 신주는 곧바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으로 환입돼 경영 정상화의 마중물이 될 중요한 자금이다. 산업은행과 금호그룹, CS 등은 최소 8000억원이면 아시아나항공이 충분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 것일까.
2015년 금호산업 매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현재 금호그룹과 산은이 제시한 '신주 8000억원'은 부족해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2015년 2월 금호산업 인수 적격 후보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은 '구주 6007억원, 신주 1조원'을 산은에 제시했다. 인수 후 1년 내 1조원의 유상증자를 확약하는 파격 조건이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포함된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하는 딜이었던 만큼 구주보다, 신주에 비중을 둔 거래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당시 산은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 조건을 거절했다. 그리고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 지분(50%+1주)을 7228억원에 매각했다. 산은은 구주 인수가를 높게 써낸 박 전 회장에게 기회를 줬지만, 결국 이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한 박 전 회장 측이 '신주'를 투자할 여력이 없었고, 제때에 아시아나항공에 투자금을 흘려보내지 못했다.
눈여겨 볼 점은 당시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주가격이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가치에 집중해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들었다. 신주 투자금 1조원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할 자금이었다. 실제 당시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졸업을 목전에 둔 상태로, 재무 및 실적이 개선됐었다. 반면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장기간 재무구조가 안정화 되지 않았고, 실적 면에서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호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조기에 경영 정상화 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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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가 흐른 2019년 6월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8000억원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에는 빠듯한 상태다. 오히려 2014년말보다 재무구조는 더 악화했고, 매출 등 외형은 불었지만 수익성은 더 악화한 상태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14년말 622%에서 2019년 6월말 659%로 높아졌다. 순차입금비율은 323%에서 377%로 상승했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자체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도 2014년말 대비 더 줄었다. 2140년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리조트, 금호고속 등을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었고, 이들 자회사는 개발 가능한 막대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불어 CJ대한통운, 대우건설, 금호사옥 지분 등 유휴자산도 가지고 있었다. 반면 2019년 6월말 현재의 아시아나항공은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이 남지 않았다. 자회사로 있던 금호고속은 빠져나갔고, 금호리조트도 대부분 핵심 자산이 외부로 유출된 상태다. 이미 지난해 유동성 압박 과정에서 주요 유휴자산도 매각했다.
실제 2014년말 아시아나항공은 장부가 기준 투자부동산 1258억원을 보유했었지만, 2019년 6월말 현재는 20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관계회사 등 보유 주식에 대해 책정해 놓은 장부가는 3829억원에서 1112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유형자산 중 항공기 등을 제외한 토지와 건물 등의 장부가는 1조3245억원에서 8260억원으로 대거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2015년 호반그룹은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등의 실사를 거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해 경영정상화 하는 방안으로 유상증자 1조원을 제시한 것"이라며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현금화해 경영정상화에 쓸 수 있는 자산이 없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에서 투자금을 창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외부에서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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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부에서 활용할 자산이 없는 상황이고, 재무구조 및 실적이 더 악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2014년보다 더 많은 신주가 투입되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 실사에 참여한 인수후보들 사이에서는 신주에 1조원을 훨씬 뛰어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당장 급한불을 끄고, 인수 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등급을 회복 등에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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