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군마다 이미지가 있다. 석유화학 산업군의 이미지는 대부분 딱딱하고 다가가기 어렵다는 부류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경영 문화를 지녔다고 소문난 GS그룹 소속 계열사들은 그런 이미지가 더욱더 심했다. GS에너지, GS칼텍스 등이 이에 속한다.실제 한 GS그룹 소속 기획 부서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시장의 시선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 해당 산업은 특성상 투자를 해도 20년 이상을 바라봐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규모도 크게는 '조원대'를 넘어가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내는 다양한 아이디어보다는 오너들의 결정이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자연스럽게 창의성보다는 효율성이 요구됐고, 수평적 문화보다는 수직적 문화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랬던 GS그룹이 변하고 있다. 2017년에 GS리테일이 '제휴투자팀'을 만들고, 지난해 GS건설이 '스페이스팀'을 설립했다. 모두 사회공헌에 대한 아이디어를 비롯해 비롯해 각자 계열사 안에서 새로운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기획안을 짜내는 팀이다.
GS칼텍스의 위디아 팀은 사실상 그룹 대표 격 신사업 발굴단이다. 우리(We)와 아이디어(Idea)의 단어로 합성된 위디아 팀은 2016년 8월부터 정식 팀으로 승격돼 '모빌리티' 사업을 중점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에 투자한 것과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 택배 프로젝트인 '홈픽'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GS그룹의 각 계열사의 신사업 담당 팀들은 거의 매달 한 번씩 모여 현안을 토론한다고 한다. 모이는 하루는 전 계열사의 신사업 담당 직원들이 오전부터 퇴근까지 회의와 식사를 함께 하며 정보를 공유한다고 전해진다. 이러다 보면 의외의 성과가 나올 때도 있다. 예컨대 각 담당자가 들은 내용 중 본인 계열사가 아닐지라도 다른 계열사에 유용한 정보라면 적극 알리는 등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딜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모두 공유하는 식이다. GS건설과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아파트 합작, GS에너지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도 그렇게 이뤄졌다고 알려진다.
그룹 총수인 허창수 회장이 얼마 전 4분기 임원 모임에서 직접 말했듯 GS그룹은 위기다. 그 위기에 대한 답으로 GS그룹은 조금씩 답안지를 내놓고 있다. 변화의 정도보다는 변화 그 자체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미풍처럼 불어오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5년 뒤, 10년 뒤 GS그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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