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포럼 간 최태원 회장 "AI, 가장 관심있는 기술" '파괴적 혁신 시대의 돌파구' 주제로 안성우 직방 대표와 대담, 참석자들과 격의없는 대화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19-10-29 08:53:26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4년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이라는 책을 직접 집필했다. 그후 그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연일 강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분명 기존 재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신선하다'고 하고 '실험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새로운 기술혁명이 일어나는 때 최 회장이 해답으로 찾은 것 역시 사회적가치다. 일견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는 철두철미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판단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는 '뜬구름'이 아니라 격변기라는 현실을 헤쳐나갈 '보검(寶劍)'이라는 설명이다.
◇집요한 고민의 결과물 '사회적 가치', 가설에서 이론으로 '승부수'
지난주 금요일(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미국 시카고대 한국총동문회가 개최한 '시카고포럼'이 열렸다. 주제는 '파괴적 혁신 시대의 돌파구(Breakthrough in the era of disruptive innovation)'였다.
첫 번째 대담에는 최 회장과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가 나섰다. 좌장을 맡은 이 대표가 질문하면 최 회장과 안 대표가 답하는 형식이었다. 첫 번째 대담 주제가 '기술과 사업(Technology and Business)'인 만큼 이 대표는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을 가장 관심있는 기술로 꼽았다. 앞으로 AI가 전방위적으로 활용될 것이며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최 회장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회에 충격(Impact)을 주는데 속도와 강도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AI는 속도도 빠르고 강도도 세기 때문에 사회에 주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AI로 인한 충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시점으로는 "5년 안"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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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AI로 인한 충격을 '긍정적인 충격'과 '부정적인 충격'으로 분류하면서 과거 역사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마차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동차 때문에 망했는데 제철소나 수리공들에게는 반대였다"며 "개인과 회사 차원에서 모두 대비를 해야 하고 기술을 이용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충격을 받은 사람들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제시했다.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AI 때문에 남게 된 인력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투입하면,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부정적인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도 얼마인지 셀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이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보상체계인 '소셜 프로그레스 크레딧(SPC)'으로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관련해 데이터가 축적됐다.
그는 이런 시도를 소개하면서 "저는 항상 가설을 좋아한다"며 "가설이 증명되면 이론이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판 키운 시카고포럼, 신진사업가에 전파된 '사회적 가치'
시카고포럼은 미국 시카고대학교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이번에도 재계·M&A업계·부동산투자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시카고대 출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 역시 시카고대 동문으로서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포럼은 대규모는 아니지만, 예년보다는 크게 열렸다. 약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시카고대 졸업생뿐 아니라 다수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다만 이 역시 시카고대 졸업생이 개인적인 인연으로 초청한 것이기에, 엄밀한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포럼의 대담에 참여한 패널리스트 중에도 시카고대 출신이 아닌 인물들이 있었다. 노스웨스턴대를 졸업한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포럼의 두 번째 세션 대담 중 "제가 시카고대 출신이 아닌데.."라며 농담을 했고, 이를 객석에서 바라보던 최 회장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사회와 기술(Society and Technology)'이었다.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좌장을 맡았다. 패널로는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 백승기 쿼드메디슨 대표, 오경희 콘페리(korn ferry) 시니어 클라이언트 파트너, 하지원 윙박스 대표가 참여했다.
포럼이 끝난 후에는 행사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에서 일종의 뒤풀이가 있었다. 최 회장은 포럼 시작 전과 쉬는 시간에도 참석자들과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눴는데, 뒤풀이 장소에서도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나눴고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뒤풀이에서 만난 30대 초중반의 스타트업 대표는 "사실 그동안 기업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돈을 벌지만 계속 궁리했다"며 "사회적 가치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많이 배우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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