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피데스개발' 데이터 보면 '집' 공간변화 알수있다김희정 연구소장 "집을 줄이려면 폼 나게 줄여야, 강소주거 개발 필요"
고진영 기자공개 2019-10-30 09:47:3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케팅이 아니라 매칭.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디벨로퍼의 역할을 이렇게 요약했다. 디벨로퍼는 가구마다 필요로 하는 공간의 성격을 미리 파악하고 그 니즈에 맞춘 주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미래 트렌드에 대한 대응'이 피데스개발의 핵심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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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사진)은 29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더벨 디벨로퍼 포럼'에서 '미래 공간 트렌드와 디벨로퍼의 역할'을 주제로 그간 고민의 결과를 공유했다
우선 트렌드 예측을 위한 데이터부터 소개했는데 김 소장은 공간 수요를 인구와 소득의 두 가지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봤다. 인구는 공간의 양적 수요, 소득 수준은 공간의 양을 넘은 질적 수요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인구구조 변화의 특징으로 내국인 증가율은 감소했지만 외국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연령별로 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40대 후반 이상의 모든 연령층과 대학생 인구가 증가한 반면 영유아기, 학령기, 사회 초년생은 줄었다. 또 2012년경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빠져나갔던 수도권 인구가 2018년을 기점으로 다시 순증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인당 3만 달러에 육박하는 국내 소득 수준에 비해 노후 주택 비중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 등에 주목했다.
이런 데이터에 기반해 김 소장이 제시한 8가지 트렌드 키워드는 사이즈(Size), 공유(Share), 소비주체(Who Use), 경계(Border), 입지(Location), 하이테크(Hi-tech), 질(Quaility), 세대간 연결(BB&EB) 등이다.
공간 사이즈(Size)의 변화는 가구원 수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통계청은 2035년까지 국내에서 3인 이하의 소형가구가 83%, 1~2인 가구는 6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수도권 30평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010년까지만 해도 거주 중인 집보다 평수를 늘리기를 원했지만 2011년부터는 오히려 평수 축소를 원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다만 김 소장은 "집을 줄이려면 폼 나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 효율성을 높여 작지만 강한 주거공간, 이른바 '강소주거'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단지형 아파트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전용면적은 동일해도 전유면적(전용+서비스발코니)과 총면적(계약+서비스 면적)은 크게 늘어난 형태다. 기본 주거기능을 제외한 접객과 운동, 편의시설 등의 기능을 단지간 공유면적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는 김 소장이 제시한 두 번째 키워드 '공유(Share)'와도 이어진다. 김 소장은 "예전에는 가장 좋은 공간을 펜트하우스가 독차지했지만 지금은 전망 좋은 최상층에 라운지나 휘트니스 센터, 도서관 등을 설치해 함께 쓰는 방식으로 인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령별 인구 증감을 감안해 소비주체(Who Use)별로 차별화한 서비스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자산을 재구축하는 은퇴세대, 미혼의 전문직 고소득 남녀 등 '골드족'이 중심 타깃"이라며 "이 밖에도 외국인, 반려동물 가구 등 가구별 특성에 따라 공략 포인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의 눈높이에 맞춰 공간의 질(Quality), 서비스 및 관리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 역시 언급됐다. 갈수록 단지 내에서 식사 제공이나 전문 청소, 여가, 영유아 케어 등의 서비스에 대해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소장은 설계 측면에서도 면적보다는 체적에 무게를 뒀다. 그는 "천장을 높이면 좁은 면적에서도 같은 사용면적을 유지할 수 있고, 이에 더해 창의력도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퀄리티 시장에서는 면적을 줄였다고 사용공간이 줄어드는게 아니다"고 자신했다.
또 그는 현재 노후 주택 등을 고려할 때 낡은 중고층 아파트, 기능을 잃은 상업시설, 도심의 노후 오피스 등을 다시 살려내는 입지(Location)별 도시재생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소장은 "피데스개발은 공실에 시달리던 범계역 NC 백화점을 사들여 주거복합으로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3D 프린트 기술, 드론 기술 등의 활용으로 주거 선택 및 건설 과정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동하는(mobile) 집 등 다양한 개념이 등장해 집의 경계(Border)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베이비부머 세대(BB)와 그 자녀 세대인 에코 베이비부머(EB, 밀레니얼 세대)간의 연결 소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령 자녀의 독립으로 부모 세대가 집을 두 채로 나누거나, 맞벌이 자녀의 양육을 돕기 위해 두 세대가 집을 합치거나, 직장 위치 등에 따라 자녀 세대와 부모 세대가 서로의 집을 바꾸는 등 다양한 결합 및 분리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김 소장은 "이제 초융합의 시대"라며 "초융합을 통해 플랫폼의 스탠다드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경쟁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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