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피데스개발, 완전자본잠식 털고 재무개선 '날갯짓'2007년 후 11년만 첫 이익잉여금 보유…경영진 직접 지급보증 제공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24 08:15:54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데스개발은 2004년 설립 후 순조롭게 사업을 펼치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라는 암초에 걸려 좌초할 뻔했다. 당시 평택 용죽지구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재무구조도 망가졌다. 그 후 점차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2015년부터 실적이 개선됐고, 조금씩 재무구조 정상화를 이루기 시작했다.특히 작년이 의미가 깊은 해였다.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거둔 덕분에 11년 만에 지긋지긋한 결손금을 해소했고,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영업 성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진은 최근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재무적인 지원을 하며 사업의 안정적인 성공을 노리고 있다.
◇2007년 후 첫 완전자본잠식 해소, 재무 정상화 박차
피데스개발은 첫 사업이던 전남 목포 옥암동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진 덕분에 2007년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그러다 평택 용죽지구 사업이 글로벌금융위기로 인해 타격을 받자 실적과 재무가 단숨에 수렁에 빠졌다. 2008년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93억원을 나타내며 완전자본잠식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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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스개발은 평택 용죽지구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끈질기게 버텼다.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피데스개발에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이어 분양 흥행을 이루면서 실적이 점차 나아졌고,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됐다. 2008년 후 거의 매년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거둔 탓에 결손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말 결손금은 209억원이었는데 이듬해 2배 이상 확대한 483억원을 나타냈다. 그 후 2014년 말 827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에 달했다.
이듬해부터 2016년까지 소폭 줄다가 2017년 403억원으로 급감했다. 2017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2배 이상 급증해 439억원을 기록했고, 결손금 축소로 이어졌다. 그리고 작년에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643억원을 거두면서 결손금이 해소됐다. 이익잉여금이 232억원이 되면서 완전자본잠식을 떨쳐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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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채를 감축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작년 말 부채는 432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0.2% 감소했다. 이는 차입금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단기차입금은 300억원으로 전년 말의 2분의 1을 밑돌았다. △한라 △기안건축사사무소 △은민씨엔씨 △모비엔씨앤씨 △지오플랜 △한국투자증권 △한국자산캐피탈 △중동파이넨스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에 빌렸던 돈을 갚았다.
장기차입금은 130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2.5% 줄었다. 안양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 등의 사업을 위한 장기차입금이 신규로 추가됐지만, IBK캐피탈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총 12곳에서 빌려온 돈을 상환하면서 장기차입금을 축소했다.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디벨로퍼 특성상 대규모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자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평택 용죽지구로 인해 고전하던 때는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돌았지만, 2015년부터 개선되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보다 하락하긴 했지만 233.5%로 이자비용을 갚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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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직접 보증 지원 '눈길'
피데스개발의 경영진은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직접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피데스개발이 작년 말 연결 기준 제공받은 담보 및 보증 내역을 보면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보증금액은 최소 32억5000만원부터 1300억원까지 다양하다. 금융사 역시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저축은행 등 여러 곳이 있다.
경영진이 지급보증한 사업은 △고양 삼송 힐스테이트 삼송역 △안양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 △서울 방학역 모비우스 스퀘어다. 이중 피데스개발이 진행하는 사업은 안양 범계역 현장이고, 나머지 2곳은 피데스개발의 연결 종속사 피데스피엠씨가 주체인 사업이다.
특히 부동산업계에서는 방학역 모비우스 스퀘어의 성공적인 개발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옛 KT방학빌딩 부지에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입점하는 복합쇼핑몰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의 건물에 CGV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다양한 병·의원 클리닉센터들이 입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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