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현대산업개발, 인수금융 준비 시작…최소 1.5조 베팅미래에셋과 별도, 5000억 회사채 LOC 맺어…경영정상화 '선투자' 2조 가능성도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31 13:01: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해 투자금 확보에 나섰다. 자체 보유현금 외에 추가로 회사채 5000억원을 발행해 총 1조원 이상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단독으로 1조원 이상 자금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인수가 베팅 규모는 최소 1조5000억원,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아닌, 대형 증권사와 총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투자확약서(LOC)를 맺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 최종 선정되면 곧바로 회사채가 발행되는 구조로 계약이 진행됐다. 이 계약에 따라 조달하는 자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당장 자금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할 때 투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첨부해야 하는데 사전에 LOC를 맺어 자금 조달능력을 갖춰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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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인수금 규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B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자체적으로 최소 1조원 이상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자체 보유현금과 외부에서 조달하는 차입금을 비슷한 비율로 조합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윤곽이 들어난 투자금 규모는 이번에 발행을 계획한 회사채 5000억원이다. 여기에 자체 보유한 현금 5000억원 이상을 조합해 투자금을 1조원 규모로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6월말 현재 1조6315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 중이다. 5000억원은 보유현금의 약 30% 수준이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현금 활용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 부동산 개발 등 고유의 자체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토지매입 등 원재료 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회사채 외에 별도의 차입금 등 형태로 투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인수 뒤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투자금 중 상당부분을 외부 차입금에 의지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비용 지출 등 계속해 금융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투자금 내에서 차입금 비중을 크게 늘리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초 1조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얘기가 진행됐었다"며 "하지만 신용등급 'A+'인 상황에서 이자 등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시장에서 발행하는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부담도 있어 금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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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자체적으로 1조원 이상 투자금 조성이 시작되면서,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투자금 규모가 최소 1조5000억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최대 20%까지 확보한다는 점을 놓고 가정하면 양사가 아시아나항공의 구주와 신주를 합쳐 각각 취득하는 비율은 대략 6.7대3.3(추정치)이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이 1조원의 투자금을 마련하면, 미래에셋대우는 약 4900억원의 자금을 자동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이 경우 전체 투자금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M&A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총 투자금 규모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더 늘려 대형항공사(FSC)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다. 특히 유상증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FSC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의 경영 정상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투자금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도 흘러 나온다.
M&A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에서는 LCC와 경쟁하고, 장거리에서는 FSC와 경쟁하는 일종의 '샌드위치 신세'인데,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JV 설립 뒤 미주노선에서 경쟁력이 더 약화되고 있고, 유럽노선에선 중국과 중동 항공사의 공세가 거세고, 동남아노선은 LC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라며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최소 5년간 전방위 체질개선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고, 근본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시간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신중하게 인수에 접근하고 있고, 본입찰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며 "인수금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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