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삼성전자 50년]1대주주 된 국민연금 보유지분 '4조→33조'⑭10년새 주가 5배 뛰며 운용성과 기여…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고민'
이정완 기자공개 2019-11-08 08:27:00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태어난 지 50돌을 맞았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8년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이듬해 산요와 합작 법인을 세우며 삼성전자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1988년 반도체 진출로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일본산 부품을 단순 조립하던 회사가 세계 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1등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가 지내온 50년의 드라마틱 변화상을 데이터로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이다.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높지만 개별 주주로 보면 국민연금이 10%가 넘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국민연금은 세계 3대 연기금 반열에 오를 만큼 규모가 크다. 700조원에 달하는 운용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20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자산 중 삼성전자 포트폴리오가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하기 힘들다.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내기란 불가능했을 지 모른다.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주주행동주의 이슈가 자본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할 지도 관심꺼리다.
◇국민연금 지분 보유 규모 4조→33조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 처음이다. 2009년 3월 국민연금공단은 주식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보통주 869만1647주(지분율 5.9%)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2009년 3월 이전까지 국민연금은 5%에 미치지 못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시를 하지 않았다. 2009년 3월 2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48만2000원이었다. 당시 주가를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보유 주식 수에 대입하면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4조1894억원이었다.
국민연금은 2010년대 들어 삼성전자 지분율을 대거 높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던 시기에 국민연금의 투자도 함께 이뤄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2011년 처음으로 100만원으로 돌파한 뒤 2017년 11월 역대 최고가인 286만1000원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6%에서 10%대까지 치솟았다.
국민연금은 2013년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7.43%를 보유해 기존 1대 주주였던 삼성생명의 7.21%를 제치고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2019년 11월 기준 으론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49%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금이 큰 탓에 대규모 매수에 나설 때마다 국내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한데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시가총액 1위를 자랑하는 만큼 안정적인 추가 매수가 용이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에 전체 운용 자금의 20% 가량을 투입하는데 삼성전자 주가 상승기에 높은 투자 실적을 거둬 지분 매입을 늘렸다"고 말했다.
2018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약 700조원에 달하는 전체 운용 기금 중 국내 주식시장에 120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21.5%인 23조882억원을 삼성전자에 투자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500%가 넘는다. 2009년 2월말 삼성전자 주가는 46만1000원(액면분할전 기준) 수준이었다. 6일 종가인 5만3300원을 액면분할전 주가로 환산하면 266만5000원이 된다. 단순 수익률은 568% 수준이다.
물론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왔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률을 단순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에 삼성전자가 기여한 바는 막대하다.
최근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33조3078억원에 달한다. 2009년 국민연금이 첫 주요주주로 등장했을 때 4조1894억원 수준이었던 지분 가치와비교하면 8배 가량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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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대주주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고민
국민연금은 장기 수익 제고와 주주권 행사의 투명성·독립성 제고를 위해 경영 참여 강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참여가 본격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2017년 3월 열렸던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놓고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감독의무 소홀'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의 세부기준 27조는 △법령상 이사로서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은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상훈 사장은 삼성그룹 노조 와해 전략으로 재판을 받는 것 등이 결격 사유로 꼽혔다.
국민연금은 2013년부터 국내 주식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지하고 있는데 2017년 반대표가 공지를 시작한 이래로 첫 사례였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은 자본시장에서 많은 논란을 가져온다. 국민연금이 단기 수익률에 집착할 경우 삼성전자의 장기 투자 플랜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주주환원정책에만 몰두하다보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전자산업에서 뒤쳐질 우려도 생긴다.
삼서전자도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배당 성향을 높이고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이미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가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도 결국 기업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는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에도 삼성전자는 전과 다름 없이 기업가치·주주가치 극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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