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넷플릭스' 협업에 웃는 카카오·LGU+ 넷플릭스 단독 제휴 LGU+…IPTV 넷플릭스 효과 속도 붙을 듯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27 13:34: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과 넷플릭스가 협업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LG유플러스와 카카오에 직·간접적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는 IPTV로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는 무기가 한층 강력해졌다. 카카오는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 설립한 드라마제작사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참여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자회사로 있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내년부터 3년간 21편의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같은 협업을 위해 CJ ENM은 자사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0% 중 4.99%를 넷플릭스측에 넘기기로 했다.
21편 중 넷플릭스만을 통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독점 공급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6~9편 수준이다. 연간 2~3편꼴이다. 나머지는 CJ ENM 자체 채널인 'tvN' 등에서 동시 방영할 수 있다. 21편으로 합의된 총 공급 규모는 최소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공급 콘텐츠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양측의 이번 협업 강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IPTV 사업을 전개 중인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다. LG유플러스의 IPTV인 'U+tv'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별도 메뉴가 있다. 기존엔 넷플릭스 콘텐츠를 감상하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만 가능했다. TV로 보려면, 매월 구독료를 부담하면서 스마트TV 내 앱이나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미러링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LG유플러스는 독점 제휴를 통해 추가 비용 부담없이 가입자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제휴 이후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IPTV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21.3%씩 늘었다. 가입자 역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7만7000명, 2분기엔 45만1000명이 순증했다. 각각 전년대비 13.0%, 11.9%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의 이같은 넷플릭스 효과는 내년 이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가 국내 시장에서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별도 비용 부담없이 IP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U+tv'의 경쟁력이 더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넷플릭스 지역별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입자 유치력은 이미 증명된 상태다. 앞서 넷플릭스는 '에이스토리'가 제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으로 국내 가입자 선점에 성공한 바 있다. '코리안 좀비물'이라는 소재로 기대를 모았던 이 6부작 드라마는 지난 1월말 넷플릭스를 통해 첫 독점 방영된 뒤 지지부진하던 국내 가입자 증가율을 5개월만에 2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 12월 90만명 수준이던 넷플릭스 유료가입자는 이듬해 2월 120만명을 돌파한 뒤 이후 2개월만에 17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넷플릭스 유료가입자는 200만명 수준이다. 이 시기는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효과를 통해 IPTV 가입자를 대거 늘린 시기와 일치한다.
카카오 역시 간접적 수혜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카카오가 지분 89.80%를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엠이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츠 제작 협력 차원에서 공동 설립한 제작사 '메가몬스터'가 넷플릭스 공급용 오리지널 콘텐츠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구조다.
메가몬스터는 카카오엠의 전신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CJ ENM으로부터 사들인 제작사 스토리플랜트가 모태다. 이후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추가 출자한 합작사 형태로 지난 2017년 5월 설립됐다. 카카오엠이 지난 상반기 기준 지분 67.15%를, 스튜디오드래곤은 3분기 기준 10.95% 지분을 보유 중이다. tvN과 MBC에서 각각 방영된 드라마 '진심이 닿다' '붉은달 푸른해'를 선보이며 콘텐츠 제작 역량을 선보인 바 있다. 단순 연예기획사의 범위에서 드라마 제작사로 본격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카카오엠의 드라마 제작 전진기지인 셈이다.
특히, 모회사 카카오엠은 최근 배우 이병헌, 한지민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제이와이드컴퍼니, 매니지먼트 숲을 연이어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공룡'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메가몬스터의 콘텐츠 제작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외주제작사와의 협업이 필요한데, 이때 유리한 제작환경을 가진 메가몬스터와의 협업하는 형태가 가능하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측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과정에 메가몬스터가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면서도 "아직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이 정해진 것이 없고, 메가몬스터와의 협업 가능성도 여러 외주 제작사들과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원론적 차원 얘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넷플릭스와의 협업 강화방안 발표 이후 스튜디오드래곤은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계약으로 넷플릭스,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모두가 승자가 됐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로 올해의 2배 수준인 810억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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