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의 가격으로 2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비교군(피어그룹)인 오렌지라이프 매각 때 적용된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은커녕 순자산가액(2조9588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로 푸르덴셜생명의 자본여력이 팽창되면서 장부상 가치와 시장 예상가격 간의 괴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우량 생명보험사 매물로 주목받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미국계 기업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와 리스크관리 방식에서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생보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이 500%를 넘을 정도로 건실한 회사다. 이런 이유로 올 초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가 주요 비교대상으로 거론된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영권 지분(59.15%) 매각가격은 2조2989억원으로 약 1.1배의 PBR을 적용받았다. 이를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기준 순자산(자본총계) 2조9588억원에 대입할 경우 3조원 단위가 넘는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2조원 안팎이다. 자본총계보다도 적다. 장부상 가치와 시장 예상가 간의 차이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순자산이 저금리로 인해 팽창돼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보험사의 자기자본은 자본금, 잉여금, 기타포괄손익 누계액 등으로 구성돼 있는 이 가운데 주목할 부분이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이다. 보유 중인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이 여기에 반영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몇 년간 증자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본금은 예나 지금이나 1500억원 그대로다. 이익잉여금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1조9828억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말(1조8334억원) 대비 1494억원 증가했다. 매년 1600억~1700억원의 순이익이 잉여금에 반영됐으나 연간 500억~700억원의 배당을 미국 대주주에게 보내면서 증가수준은 소폭에 그쳤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은 4061억원에서 8256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RBC비율이 2년 만에 416.58%에서 505.13%로 치솟은 데는 기타포괄손익이 크게 기여했다. 채권평가이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운용자산의 절반가량이 채권인데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치가 상승한다"며 "그만큼의 평가손익이 자본계정(기타포괄손익 누계액)에 반영되면서 순자산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오렌지라이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할 때 PBR 1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자 시장에선 고밸류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공정가치 측정결과는 오히려 1조원 이상의 염가매수차익 발생이었다. 그만큼 싸게 샀다는 의미다. 금리하락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대거 생기면서 오렌지라이프의 자본가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가는 손익안정성이 훼손되고 향후 예기치 않은 비용을 치를 것을 우려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부채가치를 미리 시가평가하는 방식을 적용해 영업권으로 처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이 우량매물이긴 하나 매각 측에서 원하는 PBR 1배 수준의 가격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속된 금리하락 기류로 인해 순자산가액이 팽창된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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