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의 이유있는 선택 '한유케미칼' [대그룹 마이크로딜 다시보기]반도체용 탄산가스 생산 강소기업, 재무구조도 안정적
박기수 기자공개 2019-12-12 07:38:12
[편집자주]
대그룹의 빅딜은 단연 화제거리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이 오가는 빅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건 당연하다. 한화그룹의 사업구조를 바꿨던 2014년 '한화-삼성 빅딜'은 2조원이 넘는 초대형 빅딜이었다. 반면 1000억원 미만의 '마이크로딜'로 시장의 판도를 바꾼 사례도 있다. 경쟁력 있는 작은 기업을 인수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 경우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신의 한수'로 꼽혔던 마이크로딜들을 더벨이 다시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내에서 인수·합병(M&A) 등 사세 확장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 있다. 반도체용 가스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다. 2016년 OCI그룹에서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합작사 설립과 외부 업체 지분 인수 등으로 몸집을 급격히 불렸다.가장 최근의 M&A는 한유케미칼의 지분 80%를 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대기업집단 내 기업이 아닌 한유케미칼은 업계 내에서도 비교적 이름이 생소한 곳이었다. 한유케미칼은 어떤 회사이고, SK머티리얼즈는 해당 업계에서 왜 굳이 한유케미칼을 선택하게 됐을까.
한유케미칼은 반도체용 탄산가스(CO₂)를 생산하는 업체다. 탄산가스 자체를 생산하는 곳은 많으나, 보다 정교한 공정에 쓰이는 반도체용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곳은 드물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용 탄산가스를 제공하려면 일종의 품질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라면서 "반도체용 탄산가스 업체 중에서도 해당 과정을 통과한 곳은 더욱 드문데, 한유케미칼은 통과한 업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반도체용 탄산가스 시장 내에서도 나름의 위치가 확고한 회사였던 셈이다.
한유케미칼은 2002년 7월에 설립돼 2003년 6월에 영업을 시작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장은 울산에 있다. 울산은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SK에어가스의 공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출은 꾸준히 매년 100억원대 중반 가량을 뽑아내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한유케미칼은 ㈜한유가 99.67%를 보유하고 있다가, 이번에 SK머티리얼즈가 80%를 매입하며 경영권을 취득했다.
한유케미칼의 또 다른 특징은 재무 구조가 매우 건전한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유케미칼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유케미칼의 부채비율은 17.6%에 불과하다. 자산총계(224억원)대비 보유한 총차입금도 20억원에 불과하다. SK머티리얼즈 입장에서 부담 없이 인수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유케미칼은 탄산가스 업계 내에서도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왔고, 회사 자체가 굉장히 재무적으로 건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업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머티리얼즈는 한유케미칼의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반도체용 에어가스와 식각가스에 이어 탄산가스까지 넓힐 수 있게 됐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 편입 이후 SKC에어가스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일본의 트리케미칼과 반도체용 프리커서를 생산하는 SK트리켐을 설립했다. 이어 일본의 쇼와덴코사와 합작해 SK쇼와덴코를 세우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