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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토스뱅크, 은행업 진출 성사 ‘신호탄’ '자본조달·건전성' 개선 감독당국 우려 해소, 소소스마트뱅크는 고배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16 13:20:0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세 번째 플레이어로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연초 겪었던 한 차례 실패를 경험삼아 감독당국의 우려사항을 적극적으로 치유해 온 토스뱅크는 7개월 만에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게 됐다. 특히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주주들이 든든한 우군으로 지원사격에 나서준 게 감독당국 입장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외부평가위원회의 종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취득을 의결했다. 감독당국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토스뱅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실행가능성 여부를 검증하며 라이선스 발급 유무를 저울질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 대주주의 은행업 진출 의지가 강하고 사업계획 준비가 잘 됐다는 결정 하에 은행업 문호를 열어줬다.

한 차례 인허가 허들을 넘지 못했던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가 신규인가를 재추진하자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상을 위한 파트너 찾기에 전력을 다했다. 토스뱅크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에 합류한 국민·우리은행을 제외한 여타 시중은행들을 접촉해 참여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까지 계속된 줄다리기 협상 끝에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참여했다.

사실 시중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모바일뱅킹을 통한 영업채널 확장에 사활을 걸어왔다. 24년 만에 신규 경쟁자(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진입하면서 위기의식도 느꼈다. 다만 일부 시중은행들이 토스뱅크의 참여 권유를 고사한 건 자본투입 실효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주주사로 참여 결정을 내린 시중은행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기본적으로 자본금 모수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서 위협이 되진 않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내부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의사결정과 사업전략 방향성을 보는 것 자체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이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제하고 고민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나은행과 제일은행도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감독당국 심사를 기다리는 와중에도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자본 불완전성 해소에 만전을 기했다. 감독당국의 지적사항을 두곤 벤처캐피탈 업계 볼멘소리도 존재했다. VC는 업종 특성상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정형화된 기준이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투자하는 대신 주식과 채권의 중간 단계인 메자닌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감독당국이 자본 불완전성을 지적하며 은행업 진출에 제동을 건 것은 자본시장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분석도 존재했다. 물론 은행업은 규제산업인 터라 대주주의 자본건전성 개선을 주문한 게 당연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자본 형태(RCPS→CPS)를 바꾸며 감독당국에 재차 은행업 진출의사를 어필하게 된 셈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수십여 곳에 이르는 주주 전원을 설득했다. 주주들이 본인의 투자옵션을 포기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어떤 제안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은행업 진출에 힘을 실어주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은 토스뱅크 주주사로도 자금을 태웠다.

토스뱅크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2월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2019년 12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1600만명, 이들의 누적 송금액은 67조원에 달한다. 처음엔 간편송금에서 시작했지만, 이후엔 무료신용등급조회와 부동산 소액투자 등 다변화된 금융 플랫폼 업자로 발돋움했다.

한편 소소스마트뱅크는 자영업자를 타겟 고객군으로 설정한 사업모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추가증자 여력과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금융위원회가 아직 확신을 갖기엔 뒷심이 부족했다. 소소스마트뱅크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 회원들이 직접 소액주주로 참여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업 신규진입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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