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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대변혁' SKC, 사업 개편 지원하는 CFO2016년 부임, 활발한 사업구조 변화 속 재무구조 개선…KCFT 인수 주요 역할

박기수 기자공개 2019-12-19 17:08:2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올해 회사의 정체성을 바꿀 만큼의 큰 변화를 겪었다. 그중 손꼽히는 변화로는 가장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화학 사업 부문을 반 토막 내 현금화하고 새로운 영역인 동박(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의 소재) 사업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는 점이다. 화학, 필름, 성장사업으로 나뉘던 SKC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전기차 소재가 무게감 있게 추가됐다.

이 모든 변화를 직접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소통한 대표자가 있다. 피성현 SKC 전무(경영지원부문장, 사진)다. SKC는 분기별 실적발표회를 콘퍼런스 콜 방식이 아닌 투자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사업 부문별 실적과 전사 사업 방향을 설명하는 것도 모두 수많은 투자자 앞에 서서 진행해야 한다. 피 전무는 CFO로서 각 사업 부문장들과 함께 매 분기 실적발표회 때마다 투자자들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도맡아 왔다.

피 전무는 SK이노베이션에서 2013년 처음으로 임원이 됐다. 당시 회계실장이었던 피 전무는 2014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의 재무실장으로 파견됐다. SKC의 CFO로 온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1월이다.


피 전무가 SKC에 오자마자 SKC는 자회사 SKC에어가스의 잔여 지분을 SK머티리얼즈에 아예 넘기는 등 사업 개편을 이어갔다. 2016년에는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자회사였던 SKC 장쑤 하이테크 플라스틱 법인과 SKC솔믹스에 유상증자를 했던 점이 눈에 띈다. 당해 말 SKC는 페라이트와 세라믹 사업 등을 영위하던 '쌍용머티리얼'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벤트도 있었다. 쌍용머티리얼은 유니온이 800억원을 주고 인수했던 바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CFO직을 이어간 피 전무는 SKC의 사업 개편 작업을 관할했다. SKC는 2017년 3월 SKC하스디스플레이필름의 잔여 지분을 매입했고, 7월에는 가공사업 일부를 SKC하이테크앤드마케팅으로 양도했다. 지난해에도 자회사 SKC Inc.가 철강 트레이딩 사업을 SK네트웍스 아메리카(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양도했고, 고기능 Sheet 사업을 자회사 SK더블유(현 SKC에코솔루션스)로 양도하며 비핵심 자산을 추려내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사실 피 전무가 SKC로 부임한 후 SKC의 가장 큰 고민은 화학제품 '프로필렌옥사이드(PO)'에 관한 것이었다. SK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PO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였는데, 정유사 에쓰오일이 PO 생산을 선언하고 경쟁자로 진입했던 것이었다. 이에 고기능 프로필렌글리콜(PG)제품의 확대 등 SKC의 사업 개편의 고삐가 더욱 팽팽하게 당겨질 수밖에 없었고, 피 전무 역시 CFO로서 사업 변화에 따른 재무 상황 모니터링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피 전무의 CFO 부임 이후 2018년 말까지 SKC의 재무 상황은 소폭 개선됐다고 평가된다. 자회사 유동성 지원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셈이다. 피 전무가 부임하기 직전인 2015년 말과 2018년 말을 비교했을 때, 부채비율은 137%(연결 기준)에서 126%로, 순차입금비율은 96%에서 77%로 낮아졌다.


성과를 인정받은 피 전무는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한 후 올해 2016년 이래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SKC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큰 규모의 현금이 유출되고 유입됐다. 우선 약 1조2000억원짜리 딜인 KCFT 인수를 위해 KCFT홀딩스를 설립했고, 내년 1월 5293억원을 KCFT홀딩스로 유상증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KCFT홀딩스가 약 7000억원의 차입을 일으켜 KCFT를 인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등 자금 운용을 위해 SKC는 선제적으로 단기차입금 5000억원을 증가시켰다.

화학 사업 부문의 지분 49% 매각과 SKC코오롱PI의 지분 매각은 현금의 유입에 속한다. SKC는 화학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SKCPIC라는 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의 지분 49%를 PIC에 매각해 5358억원의 현금을 쥘 전망이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SKC코오롱PI의 지분 27.03%를 매각해 약 3000억원의 추가 현금을 금고에 쌓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유출과 유입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조단위' 규모의 매물을 인수함에도 재무 구조에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 개편 과정에 중심에서 피 전무는 재무 안정성과 사업 확장의 사이에서 조율자 같은 역할을 맡았다고 알려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C는 올해 SK그룹 내에서도 눈에 띄는 사업 개편 작업을 진행한 만큼 자금 소요 측면에서 CFO의 역할이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캐시카우인 화학 사업 절반이 매각됐고, 인수한 KCFT의 수익성이 이를 보완해줄지는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CFO를 평가하는 시장의 시선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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