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의 일등공신은 금융당국이다.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을 계기로 시중은행의 발행 행렬이 시작됐다. 2014년 관련 법 제정 이후 고요했던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이 5년만에 물꼬를 튼 배경이다.시중은행을 발행 시장으로 이끈 건 '예대율 규제'였다. 원화 커버드본드는 예대율 산정 시 예수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는 원화 예수금의 1%로 제한했던 인정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신예대율 적용으로 비상이 걸린 시중은행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금융위의 움직임에 시장이 갖는 기대는 컸다. 시중은행은 한도 상향을 고려해 적극 발행에 나섰다. 5월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조달을 단행했다. 7개월만에 3조7200억원의 물량이 쏟아졌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만 2조1200억원을 찍었다. 조달 첫 해만에 인정 한도(2019년 상반기말 기준 2조6000억원 수준)에 거의 도달한 셈이다.
시장은 대답했지만 금융위의 약속은 모호해졌다. 활성화 방안 발표 후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예수금 인정 한도 상향에 대한 확답은 없었다. 시장 참여자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반응은 미지근했다.
지난해 활성화 방안 담당자로 이름을 올렸던 이들은 한해 사이 떠넘기기에 급급해졌다. 업계 내에선 "문의를 해도 '이쪽에서 할 거다, 저쪽에서 할 거다'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실정"이라며 "드라이브를 걸었던 금융당국의 관심이 식어가는 모습"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화 예수금의 1%'라는 한도 제약이 걸려있는 한 은행권의 조달 행렬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특히 현재 원화 커버드본드는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투자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발행량 감소가 시장 위축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은 이제 첫 발을 뗐다. 발행과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 형성의 기반이 됐던 발행시장마저 둔화될 경우 '반짝' 조성에 그칠 뿐이다.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섰던 1년 전을 되새기며 금융당국이 일관성과 책임감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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