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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에 일본 부품사 IPO로 돌파구 씨유테크 주관사 선정…삼성 부품 국산화 의식, 국내 주주 유치

이경주 기자공개 2020-02-06 13:14:1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계 부품사 씨유테크가 국내 상장을 결정한 배경은 무얼까. 업계에선 한·일 무역분쟁으로 국내 전자 세트업체들이 소재와 부품, 장비(이하 소부장)를 국산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씨유테크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주를 유입시켜 한국 고객사와 관계를 수성하려는 목적이 크다.

씨유테크는 지난 3일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하며 IPO(기업공개)를 공식화 했다. 2004년 설립된 이후 16년 만이다. 이례적 결정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사람들은 굉장히 의심이 많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케이스가 거의 없었다”며 “씨유테크에 그 만큼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씨유테크는 일본 반도체 상사이자 대기업인 UKC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UKC홀딩스는 2002년 경기도의 대규모 외자유치 사업에 참여해 평택 현곡단지에 씨유테크를 설립했다. 씨유테크는 스마트폰 부품 표면실장(SMT, Surface Mount Technology) 사업이 주력이다.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유치하는데 성공하면서 현재 연 매출이 2400억원이 넘는 중견사로 성장했다.

씨유테크는 워낙 재무상태가 건실한데다 모회사도 튼실해 사실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IPO유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 2018년 말 기준 씨유테크 자본총계는 343억원, 부채총계는 22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64.2%에 불과하다. UKC홀딩스는 연간 매출이 3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일본산 소부장을 국산화하려는 움직임에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전방위적으로 대안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소부장 기업에 대한 R&D(연구개발) 지원을 크게 늘리고,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으로 IPO문턱도 낮춰줬다.

씨유테크는 IPO로 국내 주주를 유입시켜 일본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완화할 수 있게 된다. 행여 삼성전자가 정부와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해 부품 국산화 비중을 높일 때 칼날을 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둔 셈이다.

사실 씨유테크는 주주는 일본기업이지만 국내 지역경제에 일조해왔다. 씨유테크는 평택시에 3505제곱미터(㎡)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인력과 생산직 고용창출에 일조해 왔다. 매년 법인세도 납부하고 있다. 2018년 법인세는 43억원이다. 국내 투자를 결정한 것도 경기도 요청에 따른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씨유테크는 옛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들이 임원진으로 포진해 있는 등 주주를 제외하곤 한국 기업과 다를 바 없다”며 “하지만 한·일간의 외교적 문제를 의식해 국내 고객사와 관계 유지를 위해 IPO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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