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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가족과 등 돌린 조현아, '믿는 구석' 있나모친·여동생 등 돌릴 경우도 사전에 고려…"다른 주주 협의·설득할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06 08:28: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믿는 구석'은 무엇일까.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면서 조 전 부사장의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이 조 회장 편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고려했으면서도 KCGI 및 반도그룹과 ‘3자 연대’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조 전 부사장이 기존 한진그룹 경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주주들의 표심을 염두에 뒀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등 혁신을 위한 청사진을 보여주면 승산이 있을 걸로 판단했단 해석이다. 이 밖에 KCGI의 숨은 우군들 표심을 계산해봤을 거란 얘기도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겠단 의사를 밝히며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지분 구도가 더욱 팽팽해졌다. 모친과 동생을 끌어안은 조 회장의 지분율이 32.45%까지 상승하며 3자 연대(31.98%)를 소폭 앞섰다. 여기에 최근 대한항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1%)까지 힘을 실어주면 조 회장의 지분율은 33.45%까지 높아진다.

전날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크게 당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충분히 예상했고 검토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가 현실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이날 입장을 낼 거란 걸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도 "조 전 부사장은 이런 부분까지 충분히 예상하고 고려한 뒤 3자 연대 형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입장 정리로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경영권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던 기간이 5일만에 끝났다. 그마저도 주말을 제외하면 3일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고작 '3일 천하'를 위해 사실상 적(敵)이었던 KCGI와 손을 잡았을 거라고 보지 않는 시각이 강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검토했던 조 전 부사장이 그룹 안팎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3자 연대에 합류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란 추정이다.

기본적으로 조 전 부사장은 기존 한진그룹의 경영 방침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혁신을 원하는 주주들이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주주들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경우 조 회장의 연임을 저지할 수 있다고 봤을 거란 분석이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의 표싸움을 한진그룹 오너일가간 경영권 분쟁이 아닌 기존 경영진과 경영 혁신을 요구하는 주주들간 대결로 규정하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일가간 분쟁으로 볼 경우 3대1의 구도가 형성돼 조 전 부사장이 불리한 위치에 놓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단 점도 고려한 선택이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말 조 회장의 경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을 당시 내놓은 입장문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이 선대 회장님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샤이(Shy) KCGI 세력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한진칼 주총에서 한 차례 표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당시 주총에서는 석태수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표결이 부쳐졌다. 해당 안건은 출석 주식 기준 찬성 65.46%, 반대 34.54%로 가결됐다.

하지만 당시 다른 주주들의 공개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던 KCGI의 지분율이 10.71%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승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20% 이상의 주주들이 조용히 KCGI에 힘을 실어준 셈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샤이 KCGI 세력이 여전히 최소 10%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다.

조 전 부사장 측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은 옛 경영진과 새로운 경영 혁신을 요구하는 주주들간 대결"이라며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3자 연대를 형성했으니 이를 중심으로 가되 다른 주주들과도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주주 설득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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