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원태, 6·7일 재무·지배구조·주주 정책 내놓는다의장 자격, 예년보다 빠른 이사회 개최…송현동 부지 매각 등 액션플랜 내놓을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05 09:18:1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그룹이 오는 6·7일 잇따라 이사회를 열고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정책 등을 발표한다.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 연대가 '反 조원태' 기치 아래 뭉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 체제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정기 주총에 앞서 선제적으로 우호 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예상된다. 여기엔 5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 및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친화 정책 등이 총망라될 것으로 전망된다.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각각 오는 6일과 7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지배구조 개선안 및 주주 정책을 내놓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4일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로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고, 대한항공은 사업 구조 측면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라면서 "두 회사가 이번 주 후반 나란히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결의한 이후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안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2월에도 '비전 2023'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비전 발표가 한진칼의 경우 2월 13일, 대한항공이 같은 달 19일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예년보다 서둘러 개선안 발표에 나서는 것이다. 3자연대가 이달 중순 전에 주주제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이전에 주주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이사회 결정은 조 회장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 의장은 모두 조 회장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과 석태수 사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우기홍 부사장 공동 대표 체제다. 공동 대표 체제지만 이사회 의장은 모두 조 회장이 맡고 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비전 발표에서 각각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강화 △주주 중시 정책 확대 △사업구조 선진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도 비슷하게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정책 차원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지난해보다 얼마나 진일보 한 개선안이 나올 것인지다. 지난해와 비슷한 재탕 수준의 발표안이 나올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구체적인 수치나 숫자보다 원론적인 차원의 정책 발표에 그쳤다. 배당성향 확대, 재무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등이 언급됐다. 올해는 구체적인 목표 및 실행방안 등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CGI 측은 한진그룹이 지난해 형식적인 지배구조 개선안만 발표하고 실질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핵심은 송현동 부지 매각이다. 올해는 매각가 5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알짜 부지를 매각하는 액션플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휴자산 매각은 한진그룹 부채비율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KCGI 측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가 한진그룹에서 매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후자산"이라면서 "매각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이사회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 안건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휴 자산 매각 이외에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공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13년 부채비율 395%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 여파와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사태 여파로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주주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배당 확대 정책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경우 주주 이익환원 및 주주중시 경영 일환과 투자자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2018년도 배당성향을 약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만큼 올해는 구체적인 배당 계획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관계자는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 실적이 좋지 않지만 한진칼 별도 재무제표로 보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배당 재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진칼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1764억원이다.
임직원 임금 삭감 등 자체적인 비용 절감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과거 대한항공은 임원에 한해 '임금 10% 삭감' 등의 조치를 취했던 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이 연대해 조원태 회장에게 등을 돌린 가운데 조 회장은 임직원과 노사 지지가 필수적"이라면서 "임직원의 반발을 살수 있는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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