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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비핵심 자산 추가 매물화에 '촉각'시장선 정석비행장·제주파라다이스호텔 등 거론

최익환 기자공개 2020-02-10 11:19:2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비핵심자산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왕산마리나)을 매각하기로 했다. 당장 두 자산의 매각 가능성이 엇갈리는 분위기인 가운데, 정석비행장과 제주파라다이스호텔의 매물화 가능성도 시장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유휴자산인 종로구 송현동 호텔부지와 인천 왕산마리나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의 매각을 결의했다. 또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신설도 결의했다.

사실상 조원태 회장 측이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군에 대한 반격으로 경영쇄신안을 내놓기 시작한 가운데, 인수합병(M&A) 업계의 관심은 대한항공이 내놓은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에 모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두 매물은 KCGI 등이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자산매각 대상에 올라있었다.
왕산마리나의 모습(사진=왕산레저개발)
두 매물의 매도자 희망가는 송현동 부지 5000억원대·왕산레저개발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인수한 송현동 부지는 학교보건법 상 학교 주변에 숙박시설을 세울 수 없다는 규정에 부딪혀 미개발지로 남아있었다.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표를 맡아 인천광역시와 합작형태로 설립됐다. 그러나 현재 채무상환을 위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다만 두 매물의 매각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경복궁과 인접해 고도제한 규정이 있는데다, 도심지의 교통난 역시 부지 매각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 매력도를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왕산마리나의 경우도 악화된 재무구조 탓에 원매자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8년 말 왕산레저개발의 납입자본금은 1343억원이었지만 자본총계(순자산)는 997억원 수준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그동안 영업활동에서 별다른 현금을 얻지 못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 역시 2018년과 대동소이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매도자의 희망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이는 왕산레저개발의 경우 토지와 부대시설물의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매각되는 사실상의 구조조정 거래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는 한진그룹 역시 팔고 싶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여러 차례 보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매물의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비행장과 (구)제주파라다이스호텔 내 허니문하우스의 모습. (사진=한진그룹, KAL호텔네트워크 등)
이에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양측이 다른 자산들의 매각도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진칼이나 대한항공이 보유한 일부 자산의 추가 매각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소액주주들과 국민연금 등 ‘부동표’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IB업계는 제주파라다이스호텔의 매물화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 2008년 대한항공이 520억원에 인수한 제주파라다이스호텔은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으로 사용되다가, 파라다이스그룹이 인수해 특1급·56객실 규모로 운영됐다. 한진그룹의 인수 이후 투자유치를 추진해왔으나 문을 닫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지역의 지가가 큰 폭으로 뛰어 올라 제주파라다이스 호텔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대한항공은 상당량의 차익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 부지의 크기가 작지 않고 칠십리 해안에 인접해있다는 장점은 원매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석비행장의 매물화 가능성도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언급되는 분위기다. 1998년 개장한 정석비행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양성·훈련장으로 쓰이고 있다. 활주로의 길이·폭(2300m·45m)과 계기착륙장치(ILS) 등 다른 지방공항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뿐더러, 실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보조공항으로 활용된 전례가 있다.

정석비행장은 곧장 제주도의 보조공항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제주 신공항의 입지로 꾸준히 언급되어왔지만, 2015년 국토교통부가 성산읍 일대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며 활용 가능성이 낮아졌다. KCGI 등은 그동안 정석비행장의 매각방안 역시 요구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석비행장의 경우 다른 지방공항과 비교해도 별다른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이착륙시설과 공역이 완벽하게 설정되어있다”며 “부지의 개발가능성 외에도 신공항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도 언제든 활용 가능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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