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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다시보기]네이버, 인재유출·노사갈등에 '깜짝 카드'전 임직원 대상 122만주 부여…주가상승 덕 주주가치 희석우려 불식

원충희 기자공개 2020-02-14 08:15:16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1: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16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풀면서 깜짝 축포를 터트렸다. 표면적 이유는 창사 20주년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당시 네이버가 직면한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개발자 유치공세가 강해지면서 핵심인재 유출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탓에 대응방안이 필요했다. 또 설립 1년 남짓한 노조와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갈등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스톡옵션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스톡옵션 폐단으로 비판받는 요소들도 절묘하게 피해갔다. 일부 경영진 독식우려를 의식, 과하게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나눠줬다. 주식보상비용 부담과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있었으나 오히려 스톡옵션 부여 이후 저조했던 주가가 반등하면서 이 문제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네이버보다 '라인' 스톡옵션 먼저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스톡옵션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2012년 12월, 대상은 네이버가 아닌 일본자회사 '라인'이었다. 2018년 4월 분할을 통해 NHN과 결별하고 네이버로 사명을 바꾼데 비춰보면 스톡옵션은 NHN 시절에 주어진 것이다. 라인 스톡옵션은 2007년부터 2017년 7월까지 7차례 걸쳐 1957만7000주가 부여됐다.

라인이 2016년 미국·일본 동시 상장에 성공하자 스톡옵션은 대박이 터졌다. 스톡옵션의 절반가량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신중호 라인 대표의 잭팟 액수는 2400억원대로 전해진다. 그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보다 더 많은 라인 스톡옵션을 받았다고 한다.


네이버가 본사 차원에서 스톡옵션을 실시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임원 및 주요 인재 638명에게 83만7896주, 직원 2828명에게 42만5271주로 3466명에게 총 126만3167주(약 1645억원)가 뿌려졌다. 이 가운데 퇴사 등으로 취소된 물량 3만4652주를 제외하면 실제 부여된 스톡옵션은 122만8515주다. 작년 9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상 네이버의 임직원 수가 3523명인 점을 감안할 경우 거의 전부가 받은 셈이다.

창립 20년을 맞은 네이버는 포털사업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가고 있던 가운데 조직 이탈이나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고민했다. 자칫 기업 경쟁력에 악재가 될 수 있는 만큼 직원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꺼내든 패가 스톡옵션이다.

당시 네이버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랩스 대표를 맡았던 송창현 전 대표가 사의를 표하는 등 기술인력의 잇따른 이탈을 겪었다. 더구나 구글코리아가 경력직 개발자 채용을 위한 리크루팅 행사를 통해 수십 명의 개발자 채용계획을 밝힌 상태였다. 이에 한성숙 대표는 당시 공식석상에서 "글로벌 IT기업의 개발자 유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언급하는 등 인력이탈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설상가상으로 노사갈등도 잘 풀리지 않았다. 2018년 4월 설립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사측과의 15차례 걸친 교섭이 난항을 겪고 2019년 1월 두 차례 걸친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절차마저 결렬되자 처음으로 노동쟁의를 시작했다. 네이버가 스톡옵션을 결의했던 시기가 이때와 겹친다. 스톡옵션이 효과가 있었는지 노사갈등은 지난해 6월 마라톤 교섭 끝에 단체협약 합의가 이뤄지면서 일단락됐다.


◇한성숙 대표, 카카오 대비 1/3 정도만 받아

네이버의 스톡옵션은 전 임직원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장사 가운데 임직원 전원에게 스톱옵션을 지급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은 늘 일부 경영진만 배불린다는 비판이 있었다. 네이버는 이를 절묘하게 피해갔다.

한성숙 대표가 받은 스톡옵션 물량은 2만주로 카카오가 대표이사에게 6만~10만주를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COO나 CFO 등 C레벨 임원들에겐 1만주씩 지급됐다. CIC 대표들은 5000~7000주, 임원급인 책임리더에겐 1000~4000주 가량이 부여됐다. 임원과 주요 인재에게 일반직원보다 많이 주긴 했으나 과하게 몰아주진 않았다.

행사조건도 더 강하게 붙었다. 임원과 주요 인재들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은 작년 3월 22일로부터 3년 이상 근속한 임직원에 한해 10영업일 간 종가가 모두 19만2000원 이상인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 스톡옵션은 지난해 2월 27일로부터 회사에 2년 이상 재직한 경우에만 행사 가능하다는 조건 외에는 다른 요건이 붙어있지 않다.

행사가격도 12만8900원으로 임원 및 주요 인재들(13만1000원)에 비해 낮으며 행사기간 역시 2021년 2월 27일부터라 1년 먼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임직원 간 사내위화감을 줄이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스톡옵션을 대량으로 제공하면 회사 입장에선 주식보상비용, 주주가치 희석 등의 문제가 뒤따라오기 일쑤다. 네이버의 스톡옵션은 주식교부형이라 행사할 경우 자사주로 지급하기 때문에 유통주식 수가 늘고 이는 주가에 부담이 된다. 당연히 과도한 스톡옵션 물량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당시 네이버의 주가는 13만원대로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었다. 다만 스톡옵션 지급 이후 주가는 오히려 올라 현재 18만원대를 웃돌고 있어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현재 네이버의 발행주식 총수는 1억6481만3395주, 유통주식수는 자사주 1936만5600주를 제외한 1억4544만7795주다. 스톡옵션 실제 지급물량(122만8515주)은 유통주식의 0.87% 수준으로 과다한 물량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네이버가 감내해야 할 주식보상비용은 197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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