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현대HCN, 단골 반대 안건 '이사보수한도' 결국 낮춘다주총에 '28억→10억 감액안' 상정…실제 보수지급액과 격차 커
원충희 기자공개 2020-02-27 08:06:5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09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HCN이 국민연금의 지적을 받아들여 이사 보수한도를 28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지난 2년간 국민연금은 현대HCN의 이사 보수한도가 경영성과 대비 과하다며 반대표를 행사해왔다. 실제로 등기이사들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6명 기준 4억4500만원에 불과했다.현대HCN은 내달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보수한도를 28억원에서 10억원으로 64% 이상 감액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현대HCN의 등기임원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 보수한도는 이들 6인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보수총액이 28억원이란 뜻이다. 1인당 평균 4억6000만원인 셈이다.
이를 10억원으로 낮추면 1인당 평균 1억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통상 기업들은 오너일가나 최고경영자(CEO)의 급여 및 상여금에 여유를 두기 위해 이사 보수한도를 상향하려는 유인을 갖고 있다. 주총에 올라가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건은 액수를 상향하거나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현대HCN의 안건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사 보수한도 과다는 현대HCN의 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지분율 4%)이 줄기차게 지적한 사항이다. 2018년, 2019년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은 현대HCN의 이사 보수한도액 규모가 경영성과 대비 과하다며 한결 같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다만 최대주주 현대홈쇼핑을 비롯해 ㈜현대쇼핑,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등 오너일가 특수관계인 지분이 66.21%에 달해 별다른 힘을 쓰진 못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현대HCN의 주주사들인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에 각각 13%, 10.8%, 12.8%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앞세운 기관투자자와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이들 회사는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행위를 지속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이사 보수한도 축소안건에는 이런 역학관계가 숨어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아울러 실제 지급된 보수가 한도액에 크게 미달한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HCN이 6인 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4억4500만원으로 보수한도 2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수한도를 10억원으로 낮춘다 해도 빠듯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5년간 현대HCN의 임원보수 현황을 보면 5억원 이상 고액연봉자가 한두 명 수준에 불과했다. 대표이사 정도 돼야 5억~6억원대 보수를 받는다. PS(Profit Sharing), 특별성과급 등으로 구성된 상여보다 급여가 더 많다는 점에서 파격 인센티브 제도를 두지 않은 곳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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