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대구 자동차부품 상장사, 난관 속 주총 ‘악전고투'작년보다 일정 지연, 일부업체 정면돌파 개최 의지…금융당국 지원 덕 '숨통'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10 10:13:4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 개최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업계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에 소재한 자동차부품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반가량이 아직 주총소집결의를 하지 못했다.다만 일부 업체들은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이사회를 열고 관련 공시를 하면서 사업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에서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대한 지원을 밝힌 만큼 시기가 조금 지연되더라도 정기주총을 열고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자동차부품 상장사, 작년보다 주총 공시 지연
한국거래소가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으로 분류한 업종에서 대구 소재 상장사는 10곳이다. 이중 3월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올해 정기주총 관련 공시를 한 곳은 5곳이다. 나머지 5곳 중 6월 결산법인인 세원정공을 제외하면 4곳이 아직 주총 공시를 하지 못했다.
이는 작년과 비교하면 느린 속도다. 작년에 주총결의를 가장 먼저 밝힌 곳은 티에이치엔으로 2월25일에 주총소집결의를 공시했다. 그다음으로는 삼보모터스와 평화정공이 뒤를 이었다. 8곳이 작년 3월의 첫째주(4~8일) 내에 완료했다. 에스엘과 대동금속이 각각 3월11일과 13일에 공시해 늦은 편이었다.
올해 주총 공시가 지연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대구는 국내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다. 지역에서 터를 잡고 사업을 하는 자동차부품사들 역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우선 주총소집결의를 하려면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을 정해야 하는데 이 조차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주총을 개최하면 다수의 인원이 한 장소에 밀집해 모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모임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과 계획을 잡는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난관이 있지만 주총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평화정공, 삼보모터스, 티에이치엔(THN), 상신브레이크, 에스엘 5곳이 공시한 시점은 2월24일부터 3월6일까지다. 이 시점은 확진자가 급증하던 때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2월21일 처음으로 100명을 넘은 후 줄곧 수백명을 기록하고 있고 2월28일과 3월3일에는 800명을 넘었다. 5개 기업 중 가장 마지막에 공시한 에스엘은 3월6일에 했는데, 그날의 신규 확진자는 500명을 웃돌았다.
주총일도 모두 3월 내로 잡았다는 점에서 재난 속에서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정공이 이달 24일 개최해 가장 빠르다. 그 다음으로는 상신브레이크(25일), 티에이치엔(26일), 삼보모터스(30일), 에스엘(31일) 순이다.
◇금융당국 지원, 행정제제 면할 듯…경창산업 지연제출 주목
대구 소재 상장 자동차부품사들이 주총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더라도 확진자 급증 등 현실을 고려할 때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련 기관과 협회들은 공동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정기주주총회 안전 개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에는 정기주총 연기와 속행, 불가피한 일정 변경의 경우에 자율분산 프로그램 참여시 인센티브 제공 등 여러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불가피한 외부사정이 발생한 만큼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를 지연 제출하는 경우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회사 및 감사인에 행정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 일정한 요건에는 주요 사업장이 중국 또는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있거나 그 지역에서 중요한 영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포함된다.
이 덕분에 대구 향토기업들은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는데, 지역의 자동차부품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 업체들은 본점이 대구에 있을 뿐 아니라 중국에도 주요 사업장을 갖고 있다. 중국에 종속사가 있는 곳은 에스엘, 평화홀딩스,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평화정공, 상신브레이크, 세원정공, 티에이치엔 8곳이다. 평화산업은 중국에 공동기업이 있고 대동금속은 특수관계기업이 있다.
10개 부품사 중 경창산업은 작년에도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제출이 지연된 바 있어, 올해에도 뒤로 미뤄질지 주목된다. 작년 3월 29일 정기주총이 예정돼 있어 3월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했지만, 감사 절차가 종료되지 않으며 지체됐다.
당시 경창산업은 지연된 사유로 △회사가 적용하고 있는 감가상각방법의 적정성 및 자산손상 등과 관련한 합리적인 자료에 대한 감사인(삼정회계법인)과의 의견 차이 △국내 및 해외종속기업의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의견표명을 위한 자료 제출 지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창산업은 손일호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케이블, 페달, 리저버탱크, 기어류 등을 만든다. 작년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데 코로나19로 인해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2억원, 19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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