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적자탈출 에셋플러스, '양인찬 2기' 과제는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영업이익 8억, 운용보수 100억대 회복…디지털마케팅·연금펀드 '승부수'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18 13:30:2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3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만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0년대 중반의 실적을 회복하려면 갈길이 멀다. 펀드와 양대 수입원이었던 일임 자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파장으로 국내외 증시가 주저 앉으면서 펀드 투자 심리도 얼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1일 4년 만에 총괄대표직을 다시 맡은 양인찬 대표(사진)는 연금과 디지털 마케팅으로 중장기 성장을 이끌어 낸다는 목표다.
◇'전성기' 1기 성적표, 재현 가능할까
양 대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시절 사원으로 입사한 후 13년 만인 2012년 대표로 취임하며 성공 신화를 썼다. 그는 1966년생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한일투자신탁을 거쳐 에셋플러스맨이 됐다.
첫 총괄대표 재임기간(2012~2015년) 성적표는 눈부셨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양 대표 재임기간 중 2012년을 제외하고 3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당시 공모펀드 시장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었던 데다 강방천 회장을 비롯한 운용역들의 성과가 빛을 발한 덕이지만 경영을 총괄한 양 대표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양 대표가 총괄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하락기를 겪었다. 2016년 영업이익이 65억원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17년과 2018년 영업손실 5억6000만원, 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펀드 운용보수가 연 100억원 밑으로 하락한 것도 뼈아팠지만 일임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게 직격탄이었다. 한때 연 100억원에 육박했던 일임보수는 2017년 10억원까지 줄었고, 2018년엔 2억원으로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회수한 영향이다. 2017년 대세 상승 국면에서 기관투자가들은 벤치마크(BM)를 추종하는 패시브전략 비중을 늘리길 바랐으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지켜 온 '1등 기업 장기투자' 철학을 고수했다.
투자자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수익률 측면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국내펀드 수익률은 아쉬움을 남겼으나 중국과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선전했다. 덕분에 추가적인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
주수입원인 펀드 운용보수 추이를 보면 2017년 79억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100억원선을 회복했다. 다만 2015년 기록한 160억원과 비교하면 38% 낮다. 공사모 할 것 없이 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실적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도 악재다.
◇전략부문대표 시절 준비한 신사업, 안착 '속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실적 하락기에 양 대표는 전략부문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신사업을 구상하는 자리다. 양 대표는 총괄대표직을 다시 맡으면서 4년간 기반을 닦은 신사업 안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예고한 디지털마케팅이 대표적인 신사업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일찌감치 펀드 직판 시스템을 도입한 운용사 중 하나다. 다만 투자자들이 운용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는 방식에 익숙치 않아 관련 수익이 정체 상태다. 그는 향후 비대면펀드가입시스템(MTS)을 도입해 투자 과정에서 편의성을 담보하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연금 마케팅 강화도 양 대표가 꼽은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설립 이후 강 회장의 1등주 장기투자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도 운용 철학을 유지하려면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고객 중심으로 자금을 모아야 한다. 노후를 대비하는 용도의 연금펀드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양인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는 "기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 철학과 원칙은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며 "디지털마케팅과 연금 마케팅을 양대 축으로 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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