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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랩 비즈니스 돋보기]전단채랩 '원조' 신금투, 채권으로 외형 키운다⑤그룹 리테일채널 적극 활용, 고객 목소리 상품화…"연내 운용잔고 1조 증액"

김수정 기자공개 2020-03-23 07:40:28

[편집자주]

랩(wrap account) 운용부는 고유자금운용부서와 더불어 증권사의 양대 운용조직이다. 사내 리서치센터나 외부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관과 개인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외부위탁운용(OCIO)도 랩에서 출발한 비즈니스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랩운용역의 업무는 사실상 펀드매니저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동안 자산관리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의 위기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각 증권사 랩운용부와 관련 비즈니스의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단채(전자단기사채) 랩'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영업점을 통해 고객 목소리를 발 빠르게 파악하고 상품화한 결과다.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광범위한 그룹 리테일 채널을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업점뿐 아니라 자사 리서치센터와 본사 상품부, 계열사 등과도 폭넓게 협업한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다각도 내부 협업을 통해 우수한 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채권형 상품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현재 5조원대인 운용잔고를 연내 6조원 수준으로 불리는 게 목표다.

◇'스마트전단채랩' 판매금액 7조 돌파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고객자산운용본부 산하 부서로 운용팀 2개·운용역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운용1팀은 자산배분형 랩과 국내외 자문형랩, 펀드랩 등을 운용한다. 운용2팀은 채권형 랩과 지점형 랩을 운용·관리한다. 작년 말 기준 랩 운용 잔고는 약 5조원이다. 정정수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장(사진)은 "부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직원들의 효율적인 상품 운용 관리와 체계적 부서 운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랩운용부는 자체 운용소위원회 등을 통해 직접 랩을 운용하거나 외부 투자자문기관이나 내부 유관부서·그룹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운용한다. 상품 출시에 있어선 부서 내 리스크와 상품성 검토를 거쳐 랩출시승인위원회, 혹은 상품전략부 주관 상품출시소위원회를 거친다. 투자 자산이 상장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자산인 경우 전자, 자산이 대체자산인 경우 후자의 프로세스를 따른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운용도 랩운용부에서 맡고 있다. OCIO사업팀이 기획과 마케팅을, 랩운용부가 운용을 각각 담당한다. OCIO 사업에 있어 랩운용부는 대규모 기관뿐 아니라 일반법인 대상 비즈니스에도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정 부장은 "2017년 일반법인용 OCIO 운용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이후 일반법인 대상 자산배분형 위탁운용을 개시했다"며 "법인 성향에 맞는 안정적인 자산배분 운용 경력을 쌓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그룹 차원의 광범위한 리테일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큰 강점으로 꼽는다. 현장 의견을 수시로 청취해 비즈니스에 반영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최근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전단채랩을 업계 최초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만기가 짧고 안정적인 채권형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를 한발 앞서 파악한 덕분이다.

'신한명품스마트전단채랩'은 신한금융투자 대표 랩어카운트 중 하나다.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을 포트폴리오로 구조화한 수익증권에 투자해 '정기예금+α' 수익을 추구한다. 2016년 5월 출시 이후 4년 이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상환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판매금액은 총 7조1000억원, 운용 잔고는 9795억원이다.

정 부장은 "3개월, 6개월 등 투자 기간별 상품 구성과 우수 등급 채권 편입을 기본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 등이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원하는 법인과 개인 투자자들의 니즈를 만족시켰다"고 평가했다.

시장 타이밍에 맞는 모집형 상품 투자를 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를 고려해 시황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의 예를 들면 작년 말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 초엔 변동성이 커진 국내 증시에서 주가지수를 저가에 분할 매수하는 상품을 내놨다.

영업점 현장뿐 아니라 자사 리서치센터나 상품 관련 부서, 계열사들과도 적극 협업하면서 시너지를 추구한다. 정 부장은 "그룹 내 우수한 인적 자원과 투자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고객 수익률을 제고하고자 한다"며 올해 출시된 '신한NEOAI펀드랩'과 '신한글로벌리서치랩'을 대표적인 예로 언급했다. 해당 상품들은 계열사인 신한AI와 자사 리서치센터가 각각 자문을 제공한다.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투자자문사 19곳과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정 부장은 "여러 자문사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수익률이나 사후관리가 우수한 자문사 위주로 신규 상품 출시·재모집을 하도록 채널에 안내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두각을 보이는 자문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적시에 캐치해 채널에 홍보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품 라인업 강화 지속…연내 잔고 6조원 목표

작년 한 해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랩 상품 다변화를 꾀했다. 대체투자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글로벌 채권과 리츠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점형 랩 플랫폼을 개편하기도 했다. 운용방식 측면에선 자산배분 상품의 기존 운용프로세스를 개선, 업그레이드했다. 그 결과 작년 7월말 기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3개월 수익률이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홀세일의 경우 지난해 4월 한국증권금융 예수금과 머니마켓펀드(MMF),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홀세일 전용 수시물 상품을 선보여 외형 확대의 계기로 삼았다. 정 부장은 "해당 상품은 법인의 여유 자금 운용 니즈를 채우면서 지난해 판매금액이 6조8000억원에 달했다"며 "작년 말 랩 잔고 5조원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올해 신한금융투자 랩운용부는 내부 협업을 한층 강화해 우수한 상품을 지속 소개할 방침이다. 이미 신한NEOAI펀드랩과 신한글로벌리서치랩을 출시한 가운데 올 2분기에도 리서치센터 자문을 받는 해외주식형 랩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 예정 상품은 리서치센터 해외주식팀이 만든 모델포트폴리오를 참고해 영업점 PB가 운용하는 지점형 랩이다. 정 부장은 "한국 시장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 니즈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PB 운용역이 고객별 1대1 맞춤 투자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지점형 해외투자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성장 측면에선 채권형 랩 중심으로 올 한 해 운용 잔고를 1조원 가량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 부장은 "채권형 랩을 통해 외형을 확대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며 "채권 분야 인력을 보강하고 채권형 랩 마케팅을 확대해 현재 5조원 내외인 운용 잔고를 연말 6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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