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동일인(총수) 겸 글로벌투자총괄(GIO)의 발목을 잡았던 공정거래법 위반이슈는 결국 무혐의로 끝났다. 공정위는 그가 2015년 제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20개사를 누락한 혐의로 고발조치를 했지만 검찰은 고의누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금융업에 관심 있는 ICT기업들이 공정거래법 위반에 걸려들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대주주 적격성이다. 네이버는 은행, 증권, 보험 등 인·허가가 필요한 국내 금융업종에 손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후보자를 모을 때마다 보낸 뜨거운 러브콜을 외면한 채 해외자회사 '라인'을 통해 나라 밖에서 은행·증권업 진출을 모색했다.
네이버가 국내 금융업에 관심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간편결제 부문을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하고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간편결제, 보험·증권상품 판매 등을 아우르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장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은행업 진출 및 기존 금융사 인수 등에선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2017년 자산 5조원을 넘기면서 준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고 이해진 GIO가 동일인으로 지정된 후부터 그런 기조가 더 강해졌다고 한다.
지금와서 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다. 인가가 필요한 금융업종에 진출하려는 상태에서 공정법 위반에 걸려들면 사업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카카오의 경우 오너인 김범수 의장이 공정법 위반으로 기소되자 곧바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옛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법정다툼 끝에 무죄를 쟁취했으나 운이 좋지 않았다면 현재 가장 성공한 인터넷은행과 테크핀 1호 증권사는 표류했을 것이다.
최악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KT와 케이뱅크다. 지난 4일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요건에서 공정법 위반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다음날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지 못하게 부결됐다. 결국 공정법은 KT의 발목을 잡고 자본수혈이 급한 케이뱅크에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ICT와 금융의 만남을 통해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정책 취지는 이런 난관을 겪으면서 빛이 바랬다. 금융업에 발을 딛으려는 ICT기업들은 구닥다리 규제와 점점 많아지는 시어머니의 간섭에 의지가 꺾인다. 차라리 진출을 안 하는 네이버가 오히려 선견지명이 있어 보이는 이 상황은 역설적으로 한국 테크핀의 현실이 어떤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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