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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최장기 CRO 황효상 부사장, 통합은행 리스크관리 안정화⑤외환·하나 거쳐 하나지주 CRO…'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개선 성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0-04-13 14:10:13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변화를 시도해왔다. 1971년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등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체질 개선도 지금의 하나금융을 만든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하나금융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7년 동안 변함없이 황효상 부사장(사진)에게 리스크 관리를 맡기고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리스크 컨트롤타워 수장인 황 부사장은 하나금융이 처할 수 있는 위기를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경영자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DLF) 사태를 겪으며 올해초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소비자 보호 전담조직을 3곳으로 늘리고 담당 임원들도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리스크 관리 조직은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시켰다.

리스크 관리 조직은 겉으로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만큼 CRO의 역량이 중요하다. 특히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인수합병 영향으로 타 시중은행보다 외화대출이 많고 환율에 따른 변동폭도 크다. 이에 따라 CRO 차원에서 외화 조달·대출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CRO는 묵묵히 일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자리인 만큼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합병한 뒤 리스크 관리 중요성은 더 커졌고, 안정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CRO로서 성과를 내온 황 부사장을 계속해서 연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관이 명관’, 외환·하나 거쳐 지주까지

황 부사장은 그룹 내 리스크 관리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4년 1월 옛 외환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상무)에 선임됐고, 2월부터 하나금융지주 CRO까지 겸직했다. 현재까지 7년 연속 은행과 지주의 CRO를 맡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임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한 업무를 맡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1960년생인 황 부사장은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옛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여신심사부, 신용기획부, 전략기획부 등을 거치면서 리스크 관련 경험을 쌓았다. 2013년 임원으로 선임되며 옛 외환은행 기획관리그룹장(본부장)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CRO로 은행과 지주의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2015년 통합 하나은행 출범 때도 리스크관리그룹장(본부장)으로 자리를 지켰다. 2016년 전무,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부사장의 성격은 굉장히 꼼꼼한 편이다. 일례로 대화를 할 때도 아주 원론적인 부분들,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도 짚어가면서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스타일에서도 그의 꼼꼼한 성격은 그대로 드러난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사안들을 분석하고 점검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상당히 분석적이고, 어떤 사안이나 데이터에 대해서 늘 깊이 있게 접근한다"며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기업리스트, 신용등급, 대출현황 등 이런 류의 데이터가 머릿속에 다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매년 수치 안정화 성과

하나금융이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그룹 조기경보지표(HWI, Hana Warnig Index)도 황 부사장의 손을 거치며 더 견고해졌다. HWI는 과거 15년 이상의 대내외 외환·주식·채권시장 금융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반영, 개발한 스트레스 지수다.

황 부사장은 HWI를 기업조기경보시스템으로 진화시켰다. 지난 7년간 그룹과 은행 CRO로 근무하면서 초대형 이벤트를 접하는 동안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그는 기업의 부실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여신사후 관리에 활용함으로써 잠재부실여신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리스크관리 부서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 리스크 관리 부서에선 HWI를 포함한 제반 시장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특정 임계치를 돌파할 경우를 주시하고 있다. 만약 임계치를 넘어서면 그룹 차원의 위기상황단계를 격상해 계열사로 전파한다. HWI는 기업부실징후 정보수집에도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경로로 기업정보를 수집하고 이 가운데 부실징후정보는 데이터 마트에 집중 관리한다.


은행업 경쟁 심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고 있다. 또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 그리스발 위기 등 위험수준의 이벤트가 간헐적으로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브렉시트,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분쟁 등 경계수준의 이벤트가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이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 시중은행의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금융사들이 쌓아놓은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지표는 위기를 견딜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책이 될 전망이다.

황 부사장의 노력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하나금융 및 하나은행은 옛 외홥은행과 통합 이후 꾸준히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리고 각종 자산건전성 비율을 안정화해 왔다.

하나금융그룹 BIS비율은 2014년 1분기말 12.01%에서 지난해 4분기말 13.94%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BIS비율도 13.37%에서 16.12%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과 연체율, 대손비용률 등 잠재적 리스크 요인들도 대거 해소됐다. 하나금융그룹의 NPL비율은 2014년 1분기말 1.4%에서 지난해 4분기말 0.48%로 낮아졌다. 하나은행도 같은기간 1.29%에서 0.39%로 급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계량 모형에 기반을 둔 리스크 관리로 커버할 수 없는 사각지대의 위험은 정성적 평가인 사람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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