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P 발행 주춤…정책 효과 '촉각' [코로나19 파장]4월 감소, ELS 마진콜 리스크 줄어…한은 대출 등 정책효과 기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0-04-16 14:43:5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4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기업어음(CP) 발행이 소강 상태에 놓였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조 단위’ 발행을 이어갔지만 4월 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한국은행이 증권사 등 비은행권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채를 담보로 유동성을 공급하면 앞으로 증권사의 CP 발행량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단기적으로 향후 ABCP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4월 이후 발행세 주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4월 둘째주(6~10일) 증권사의 CP발행량은 555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NH투자증권이 1100억원을 발행했다.

증권사의 CP발행량은 4월 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CP발행량은 3월 첫째주(2~6일)까지만 해도 1600억원에 그쳤지만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급증했다. 3월 셋째주(16~20일) 1조51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넷째주(23~27일)에는 2조1900억원을 기록했다. 3월 이후 발행된 증권사 CP 잔량은 모두 5조4820억원이다. 지난해 3월 주간 CP 발행량이 5000억원에도 못 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주가연계증권)의 주요 기초자산인 해외지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증거금 납입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단기간에 밀려든 증거금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CP발행이 급증했고 환금성 높은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가 CP를 대거 발행하면서 신용등급 A1 CP금리도 3월 중순 2%대 중반까지 치솟아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그러나 4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증시가 회복되면서 증권사도 가용유동성이 개선됐다. 증권사가 떠안아야 할 금리부담이 높아진 것도 4월 CP발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ELS로 인한 마진콜 발생 리스크가 크게 줄었고 일부는 증거금을 환입받은 덕분”이라며 “금리가 너무 올라 CP를 추가 발행하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91일물 CP금리는 2.13%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 최고점 수준에 근접한다.
◇증권사 CP발행 더 줄어드나…한국은행 정책 ‘촉각’
증권사의 CP 발행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정책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증권사 등 비은행권에 대한 담보대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놓고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릴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해당안건이 의결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로 한국은행의 비은행금융권 대출이 이뤄진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증권사에 대출해주면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줄어들고 단기자금시장이 안정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우량기업 채권 투자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P시장은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우량기업의 CP를 매입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 CP발행량이 줄어드는 것은 CP시장의 금리 정상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안펀드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시장까지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ABCP 투자자들은 사업성이 나빠지더라도 매입보장·확약을 해준 증권사의 신용도를 바라보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사의 유동성 불안까지 심화하면서 ABCP 차환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이런 리스크가 완화하면 ABCP 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가 유동성 및 신용공여한 ABCP·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의 2분기 만기도래 잔량은 29조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가 유동성 및 신용공여한 ABCP·ABSTB는 3개월 이내 차환발행되는 구조가 많으며 미매각시 증권사가 매입해야 한다. 이는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소다.
다만 한국은행이 관련 제도를 시행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일단 CP시장이 A1 중심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며 “RP매입, 채안펀드 가동 등 다양한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시장에 지원의지를 전하는 만큼 비은행권 대출 조치가 급하게 실행될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9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채안펀드 가동, 무제한 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 회사채외 CP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CP와 CD(양도성예금증서)도 여전히 크게 벌어져 있긴 하지만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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