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위기에 강한 현대차그룹, '호랑이 굴' 중국 공략 박차현대차 비롯 3사, 中 일조항그룹 보유 현대위아 산동법인 지분 30% 약 2500억에 인수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27 13:58:00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은 경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다. 고 아산 정주영 회장은 오일쇼크 당시 위기의 진원지였던 중동에 진출하는 역발상으로 오일머니를 쓸어 담고 현대그룹과 국가경제를 살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글로벌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쾌속질주했다.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위기 극복 DNA는 변하지 않았다. 대를 이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서도 정면돌파 의지가 강하다.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서도 약 2500억원을 들여 중국에 소재한 계열사 합작법인 지분을 인수해 독자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고,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행보다.
◇현대위아 산동법인 독자 경영 추진, 2500억에 지분 30% 인수
현대위아는 이날 '현대위아기차발동기산동 유한공사(HYUNDAI WIA AUTOMOTIVE ENGINE SHANDONG)'의 지분을 올해 7월말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금액은 1068억원이다. 기존 지분율은 30%인데 인수가 마무리되면 42.9%로 올라간다.
산동법인은 현대위아가 2006년 9월에 출자한 곳이다. 현재 현대위아 외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지분 22%, 18%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 30%는 중국의 일조항그룹이 보유한 합작기업이다. 이에 따라 현대위아는 산동법인을 연결 종속사가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해왔다.
지분 인수는 산동법인을 독자 경영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중국정부는 2018년 6월 엔진생산과 관련해 외국독자기업을 허용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산동법인을 100% 지배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위아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783억원, 641억원을 투입해 지분 9.4%, 7.7%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3사가 쓰게 되는 금액 합계는 2492억원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합자 운영에 따른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 지배해 운영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내로 이사회 승인을 하고 내달 계약을 체결한다. 오는 6월에는 대금 지급을 하고 7월에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중국서 실적 내리막길 불구 사업 확대 '정면돌파'
현대차그룹은 2000년대 초반 중국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주력사인 현대차가 2002년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길을 닦았다. 당시 시장에 진입하던 때부터 '현대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빠른 템포로 시장 진입이 이뤄져 주목받았다. 그 후 대체로 성장세에 있다가 2007년에 고전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화 모델을 출시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중국에서 질주 하가다 급제동이 걸린 것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한국기업이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했고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는 현대위아처럼 동반 진출한 그룹 부품사들도 치명적인 위기를 겪게 했고 실적이 악화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까지 겹치며 중국시장에서 부진이 더 심화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중국에서 도매 판매는 6만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51.7% 급감했다. 기아차 역시 고전했다. 올해 1분기 3만7000대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유한공사(베이징현대·BHAF)와 동풍열당기아기차유한공사(둥펑위에다기아·DYK) 모두 합작법인이다. 연결 종속사가 아닌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어 지분법손익에 악영향을 미쳤고,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위아 산동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위기 속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각 계열사마다 현금 확보를 최우선 경영 과제로 세운 상태인데, 약 2500억원을 투입하는 만큼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또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곳이라는 점에서 아산과 정 회장의 위기 극복을 연상시킨다. 현대그룹은 오일쇼크 당시 휘청거렸지만 아산은 오히려 중동에 과감하게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오일머니를 쓸어 담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한 단계 도약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이끌던 시기에는 글로벌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때 정 회장은 유럽에서 투자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위기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당시 유럽 자동차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했고, 점유율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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