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코로나19에도 호실적…조달 안정성 확보 [Earnings & Credit]영업익 408억원, 93% 증가…회사채 추진, 투심 긍정 영향
이경주 기자공개 2020-05-06 13:29:0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2: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A0)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코로나19 파장 영향권에 있었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규모로 늘었다. 사업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코로나19로 산업용지 수요 확대…경쟁사 생산중단 호재도
한솔제지는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283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3.6%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에도 제지업종은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는 실적이다. 한솔제지는 국내 최대 지류생산업체로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용지 등 3 개 지류 제품군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지 국내 점유율은 39.2%, 인쇄용지는 31.2%다.
매출로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기침체에도 제지 수요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 대상 인쇄용지나 특수용지는 위축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산업용지가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용지는 백판지나 초코파이, 제약품 박스 용도로 사용된다.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유무선 전화와 온라인 주문에 따른 물류 증대 영향으로 산업용지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경쟁사 생산중단 영향도 있다. 올 1월부터 국내 산업용지 11%를 점유하고 있는 신풍제지가 생산을 중단했다. 덕분에 한솔제지는 산업용지 내수 판가를 1분기 중에 3~4% 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향으로 전체 영업이익 중 산업용지 부문이 68%를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다. 제지 원재료인 펄프와 고지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상황에서 산업용지 판가 인상을 2분기에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은 1조6400억원, 영업이익은 930억원이다. 올해는 매출 1조7324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5%, 59%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사업 안정성이 투심 좌우…한솔제지 1분기는 합격점
코로나19 파장 이후 회사채 투자자들은 발행사의 사업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점검하고 있다. 4월 중순부터 AA급 발행사 위주로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데 경기방어주인 식품이나 발전사, 택배사 등에 집중적으로 투심이 쏠리고 있다.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AA-)의 경우 1500억원 모집에 기관수요가 3600억원이 몰렸다. 그 결과 3년물 금리는 개별민평과 같은 수준으로, 5년물은 불과 5bp 높게 결정됐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경기침체에도 전력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믿음 덕분이다.
식품회사인 오리온(AA0) 역시 1분기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오히려 호실적을 낸 효과로 수요예측이 흥했다. 3년물 700억원 모집에 3500억원이 청약됐고, 금리는 개별민평 대비 7bp 높게 결정됐다. 포스코에너지와 오리온은 4월들어 가장 성공한 딜로 평가되는데 모두 경기방어주다.
반면 코로나19 타격이 큰 롯데쇼핑(AA0)은 3년물 2400억원 모집을 가까스로 채웠다. 기관수요가 2450억원에 그쳤다. 이탓에 발행금리는 개별민평대비 60bp나 높게 결정됐다. 대표 타격업종인 면세업을 하고 있는 호텔신라(AA0)도 3, 5, 10년물 모두 개별민평대비 59~60bp 높은 금리로 정해졌다.
한솔제지는 A급이지만 코로나19 국면에 사업안정성 입증에 성공하면서 역시 투자자들에게 긍정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솔제지는 5월 중 3년물 1000억원 규모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 9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1000억원 차환용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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