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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라임 선보상, 배임 아냐" 판매사 압박 [Policy Radar]'라임 보상, 배임 논란에 부담' 느낀 증권업계, 입장 선회 가능성

허인혜 기자공개 2020-05-25 08:08:4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6: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손실에 대한 판매사의 선제적 보상은 사적화해에 해당돼 배임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라임운용 펀드 보상안을 두고 소극적인 반응을 보여온 증권업계에 자율배상 압박 수위가 높아지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헌 원장은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배임 이슈 등에 대해 (판매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적화해에 의해, 또 그런 것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선제적 보상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들에게 30~70% 보상안을 내놨다. 반면 일부 라임운용 판매사들은 배임 논란을 의식해 선제적 보상안을 고심해 왔다.

윤 원장이 직접 배임 논란을 저격하고 나서며 판매사들의 부담감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증권업계를 두고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은 배임 이슈보다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 지키기에 힘을 싣고 선제적 보상안 마련에 적극적이었다. 라임운용 펀드를 판매한 7개 은행(신한·하나·우리·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에 투자자 선보상안을 제출했다. 펀드 판매량이 많았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거쳐 선제적 보상안을 확정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IBK기업은행도 '라임레포플러스 9M 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금 선지급 안을 구상 중이다.

반면 증권업계는 배임 이슈를 이유로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다. 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선제적 보상안을 내놓은 판매사가 증권사인데도 업계 내부에서 평가가 엇갈렸다. 불완전 판매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라임운용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보상한다면 주주에 대한 배임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윤 원장이 선제적 보상은 배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더 이상 배임을 이유로 들기가 껄끄러워졌다.

금융당국의 자율 보상안 압박 수위가 높아지며 판매사들 일부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감원은 보상안이 판매사들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했지만 판매사들은 금감원이 연이은 발언과 선제보상안 제출 요구 등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윤 원장을 필두로 판매사의 자체 보상안을 사실상 장려하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윤 원장은 자발적인 보상과 사적화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직접적인 발언을 여러차례 쏟아냈다.

윤 원장은 지난달 말 열린 언론 대상 간담회에서 부실펀드 판매사들의 자율배상을 권장했다. 윤 원장은 "일부 계약취소 문제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판매사와 투자자가 문제 해결을) 자율적으로 하고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분쟁조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이어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금융회사가 자율 배상을 하면 시기적으로 빠를 수 있고 안 되면 금감원에서 분쟁조정을 하는 그런 순서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나은행의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신영증권의 라임운용 펀드, KB증권의 호주부동산 펀드를 언급하며 '그런 사례가 계속 퍼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금융당국에서 검사를 하고, 분쟁은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해 배상을 하는 게 맞다"며 "다만 금융당국에서 자발적 보상안을 바란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고 은행들이 자율 배상안 선보상안도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황에서 분조위 판단을 기다려 배상한다는 순서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판매사들의 선제적 보상 규모에 따라 배드뱅크 출자금액 부담이 낮춰질 수 있다는 예단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판매사 모두 선을 그었다. 배드뱅크 출범 결정에 앞서 선제적 보상안을 마련한 신영증권도 배드뱅크에 합류한 만큼 선제적 보상을 하더라도 배드뱅크 참여 여부나 출자금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배드뱅크의 출범 배경은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금의 회수율을 높이자는 취지이고 선제적 보상은 배드뱅크를 통한 환매가 지나치게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분쟁을 털어내고 가는 게 목표"라며 선제적 보상안에 따라 배드뱅크 책임이 덜어지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윤 원장은 이날 라임운용 배드뱅크에 대한 합의가 대체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윤 원장은 "실질적인 배드뱅크 설립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도 "거의 합의가 다 됐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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