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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라인 '국내 계열사' 모두 손뗀 이유 한국 등기임원 전부 사퇴, 일본 '라인'만 유지…해외사업 전념

원충희 기자공개 2020-06-08 08:12:5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및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라인플러스 사내이사 자리를 사임함으로써 한국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국내 경영에 거의 손 떼고 해외사업에 전념하기 위한 행보로 읽혀진다. 실제로 그는 국내에선 규제 등으로 기업 활동이 어렵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5일 "(이 GIO의 사퇴에 대해) 별도 사유는 딱히 없고 임기 만료로 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2013년 2월부터 계속 중임하는 식으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했지만 이번에 연임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이 GIO는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 2018년 네이버 사내이사, 2019년 라인플러스 사내이사 등 단계적으로 등기임원에서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등기이사직은 일본 계열사인 '라인 주식회사(LINE Corporation)'의 이사회 의장뿐이다. 2012년 1월부터 의장을 맡아왔으며 지분도 1.9%(459만4000주) 보유하고 있다.

*자료 : EDINET(2019년 보고서)

지난 3년여 간 그의 행보를 보면 국내 경영에서 멀어지는 수순이다.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놓을 때도 글로벌 사업 올인을 선언했다. 해마다 선임되는 이사회 의장과 달리 사내이사는 임기가 3년이라 즉시 물러나지 못하고 2018년에 사퇴했다. 라인플러스 역시 2016년 3월에 연임된 터라 3년 임기가 끝난 지난해 3월에 빠졌다.

해외사업 전념을 위해 외국에 상당기간 머물고 있는 이 GIO로선 1년에 12~15차례 열리는 네이버 이사회 참석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도 한해 7~8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정보통신(ICT)업계 관계자는 "화상시스템 등을 통해 이사회에 참석할 수는 있으나 매번 그렇게 할 경우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GIO의 탈(脫) 국내, 글로벌 진출 기조는 네이버의 최근 몇 년간 사업방향과 결부돼 해석되기도 한다. 카카오를 비롯한 ICT기업들이 모빌리티, 배달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뛰어들 때에도 네이버는 거리를 뒀다. 은행 등 인·허가 금융업종은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각종 규제가 즐비한데다 모빌리티와 배달 플랫폼은 택시업계, 외식업자들과 이해충돌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국내에선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기보다 제휴와 상생으로 관리에 중점을 뒀다.

반면 해외에선 전방위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배달, 간편결제,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적극 진출했다. 일본에 이어 대만에도 택시호출서비스 라인택시가 출시됐으며 얼마 전에는 일본의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데마에칸을 인수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하나은행 현지법인과 함께 은행사업을 진행하며 대만에선 인터넷전문은행 라인뱅크의 인·허가를 받았다.

이처럼 네이버의 국내·외 사업방향이 엇갈린 데는 규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GIO는 지난해 2월 대통령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데 반해 국내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역차별 부담을 호소했다. 그 해 6월에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국은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7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과 동일인(총수) 지정을 받자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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