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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시장 점유율 1위' SK에너지, 투자활동은 '최하위'고도화설비 비중, 빅4중 가장 낮아…모기업 지원 '과배당' 정책

박상희 기자공개 2020-06-16 08:57:2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15: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는 국내 정유4사 가운데 수십년 간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일까. SK에너지의 투자현금흐름은 4사 가운데 가장 적다. 고도화비율도 가장 낮은 편이다.

반면 배당 등을 비롯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적자에도 증가하고 있다. SK에너지의 배당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되고 있다. SK에너지는 미래에도 정유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유형자산 취득 등 투자활동 가장 적어…시장 점유율도 갈수록 하락

지난해 SK에너지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7771억원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투자활동흐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형자산의 취득이다. 고도화 시설 투자나 공장 증설 등을 비롯한 자금 유출이 여기에 해당한다. SK에너지의 경우 유형자산의 취득에 쓴 자금이 8748억원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SK에너지는 업계 1위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정유 빅4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GS칼텍스(-1조2105억원)와 에쓰오일(-1조694억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모두 1조원을 웃돌았다. 4위인 현대오일뱅크의 투자활동현금흐름도 -946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SK에너지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6년 간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경쟁사 대비 투자활동에 자금을 쏟아붓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고도화설비 비중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SK에너지는 경쟁사 대비 고도화 시설 비중이 다소 낮은 편으로 지난해 말 기준 3개의 고도화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고도화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오일뱅크(41%), 에쓰오일(39%), GS칼텍스(34%), SK에너지(24%) 순이다. SK에너지의 고도화설비 비중은 4위인 현대오일뱅크와는 17%포인트(p) 차이가 나고, 2위인 GS칼텍스와는 10%포인트 격차가 있다.

다만 SK에너지는 2017년 10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20년까지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신설한다는 안건을 승인했다. 2018년 8월 착공한 VRDS는 올 1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했고, 산업생산 채비를 완료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너지의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점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SK에너지의 내수시장 점유율(내수시장 판매량 기준)은 지난해 말 기준 29.6%를 차지하며 국내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정유시장은 제품 판매가 주유소를 비롯한 각 사의 기 구축된 유통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유소 시장 점유율 1위인 회사가 국내 정유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2011년 기준 34.4%에 달했던 SK에너지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져 2018년(29.7%) 처음으로 30%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해는 29.6%로 점유율이 더 낮아졌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점유율이 15%에서 18.7%로 상승했다. SK네트웍스의 약 300여개 규모 직영 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가 인수하는 등 경쟁사의 시장 잠식이 격화되고 있다.

◇호황기 '과배당', 적자에도 배당…SK이노 투자재원 '자금줄'

와중에 SK에너지의 배당 활동 증가가 눈에 띈다. 지난해 SK에너지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3775억원을 기록했다. 9959억원에 달하는 사채 발행으로 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재무활동 지출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3714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이었다.

SK에너지는 2018년에도 952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금 규모가 1조원에 육박했다. 2017년에는 배당금 지급 규모가 1조140억원으로, 전체 재무활동현금흐름(1조3375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적과 연동하면 SK에너지가 얼마나 배당에 집중하는지 알 수 있다. 2017년 SK에너지의 (연결) 배당성향은 147.1%를 기록했다. 그 해 당기순이익으로 벌어들인 9518억원을 오롯이 배당에 쓰고도, 보유 잉여자금까지 배당에 투입했다는 의미다. 지난해는 당기순손실 341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을 지급했다.

SK에너지가 배당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때문이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SK에너지가 지급한 배당금을 모두 SK이노베이션이 취한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가 지급한 배당을 신성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 등에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 이외에도 친환경 전기자동차 및 ESS (Energy Storage System)에 사용되는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 판매하는 중대형 배터리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초 'SK인사이드 전략'을 통해 미래 E-모빌리티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SK인사이드는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자회사와 함께 '미래 E-모빌리티'의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첨단 배터리와 초경량·친환경 소재 및 각종 윤활유 제품 등을 패키지로 묶은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모기업에 배당 형태로 전기차 배터리 투자 재원을 지원하느라 자체적인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도 있었다"면서 "업황이 좋을 때는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유가 전쟁이 강타한 1분기 정유 빅4 가운데 가장 실적이 안 좋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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