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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 주식담보대출 대주 100% 저축은행에 의존유화증권 대출금 상환, 증권사 대주 한군데도 없어…이자 비용 증가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18 09:15: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증권사를 상대로 일으켜오던 주식담보대출이 모두 정리됐다. 마지막 증권사였던 유화증권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며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과의 거래만 남았다. 사실상 앞으로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돈을 빌려 한진칼 지분율 유지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작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증권사와 활발히 거래를 했으나 갈수록 저축은행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주요 증권사들이 한진그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대출과 만기연장 등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 창구가 저축은행으로 한정되면서 고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이 가중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KCGI는 투자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을 유화증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받은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고 15일 공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9월9일과 12월17일 각각 68만8469주(1.16%), 24만9067주(0.42%)를 맡기고 받은 대출 두 건 모두를 만기상환했다. 이로써 증권사와의 주식담보부 차입거래가 모두 끝났다.


시장에서는 KCGI가 만기연장을 원했으나 실패해 상환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이 같은 해석은 지난 4월 유화증권에 주식 69만847주(1.17%)를 담보로 맡기고 받은 대출금을 갚았을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상환 대신 만기연장을 택해 공격적으로 한진칼 지분율을 늘려오던 그간의 모습과 달랐기 때문이다. 연장을 거절당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연스레 따라 붙었다. KCGI는 지난달에도 새로 차입을 일으켜 만기 도래한 애큐온저축은행 대출금(65만주·1.1%)을 갚았다.

실제로 KCGI는 이번에 상환한 대출 두 건 모두 지난 3월 한 차례씩 만기를 연장한 적이 있다. 또한 이달 11일 만기가 돌아왔던 더케이저축은행 주담대(46만830주·0.78%)는 이번에도 상환을 6개월 뒤로 미뤘다. 유화증권 대출 건 역시 연장을 원했으나 상환이 불가피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신 KCGI는 지난 10일 센트럴저축은행에 주식 18만5000주(0.31%)를 새롭게 담보로 제공했다. 이 역시 추가 차입을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로써 총 14개의 저축은행에 보유 주식 1156만5190주의 53.1%인 614만1550주를 담보로 맡겨두게 됐다. KCGI는 최근 수개월간 잇단 대출금 상환으로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4월 말엔 716만4933주였으나 5월 말에는 689만4086주, 현재는 614만1550주로 줄었다.

물론 KCGI가 처음부터 저축은행을 자금 차입처로 점찍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타의에 의해 제2금융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한진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며 증권사들이 대출과 만기연장 등을 꺼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KTB증권 등 국내 유수의 증권사들과 거래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향후 KCGI의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보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당초 KCGI가 저축은행이 아닌 증권사 문을 우선적으로 드나들었던 것도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특히 대출금 상환을 위해 무리해서 주담대를 시도할 경우 기존 거래보다 고금리를 적용해야할 수도 있다.

그간 강성부 대표는 KCGI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4%대 후반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증권사와의 거래가 모두 막히면서 최소 5%대 이상의 이자를 지급하며 돈을 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잇따라 주담대를 상환하는 등 자금 조달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지는 것도 신규 대출시 금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자비용 부담에도 한진칼 지분을 내다파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지분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달 29일에는 105억원을 들여 한진칼 주식 11만1390주를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당시 매입단가는 주당 9만4248원으로 역대 최고가이자 평균단가의 3배 이상이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만기가 도래하는 남은 주담대에 쏠린다. 당장 이달 30일 라이브저축은행 대출건(47만주·0.79%)을 포함해 연내 8건의 대출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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