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대변인 출신 데이나 화이트, 현대차 북미 위상 높일까 [모빌리티 人사이드]북미 최고홍보책임자(CCO) 선임…광범위한 정재계 네트워크 기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0-07-17 08:35:0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5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데이나 화이트(Dana W. White)를 최고홍보책임자(CCO·Chief Communications Officer)로 전격 영입했다. 그는 펜타곤에서 휘하 직원에 갑질을 한 것이 논란이 돼 사임한 인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화이트 CCO가 보유한 능력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재계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고 동아시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다는 평이다.
◇흑인 여성으로 입지전적 인물, 지난해 펜타곤 대변인직 내려놔
데이나 화이트 CCO는 미국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할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버지니아대 병원에서 학과를 이끈 최초의 흑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친할머니는 UVA병원에 고용된 최초의 흑인 등록 간호사였다. 외할머니는 펜실베니아 연방에서 공무원 자리를 얻은 최초의 흑인 중 한 명이었다. 부모님은 워싱턴D.C에 있는 하워드대에서 만나 결혼했다.
그는 시카고대에서 동아시아 언어와 문명을 전공했다. 또 중국사를 깊이 공부했고 베이징 수도경제무역대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그 후 여러 분야를 경험하며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미국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우선 미국 유수의 언론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논설위원과 문화 페이지의 편집자를 맡았다. 또 폭스뉴스의 홍보 담당자였다. 이어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07년부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PSM(Professional Staff Member)으로 활동했다.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 선거 캠페인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일했다.
2011년까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같은 해 컨설팅사인 맥크리스털 그룹(McChrystal Group)에 잠시 몸담기도 했다. 또 같은 해 11월부터 2012년8월까지 미국 방위산업체인 노스롭 그러먼(Northrop Grumman Aerospace Systems)에서 일했다.
2012년9월 새로운 산업으로 떠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정책·전략을 소통하는 직책을 맡았다. 카를로스 곤 사장의 1차 영어 스피치라이터로 활동했다. 이 시기 자동차산업과 업계에 대해 눈을 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3년간 일한 뒤 프랑스 파리를 떠났다. 같은해 12월 '1055 Grady'라는 리더십 및 전략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설립하고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그러다 2017년4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공보특보로 전격 발탁됐다. 펜타곤의 얼굴 마담인 대변인 직책을 수행하며 전세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8년5월 논란이 불거지며 명성에 금이 갔다. 휘하 직원에게 업무 외의 사적인 일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조사에 나섰고 결국 지난해 1월 전격 사임했다.
그 후 자신이 설립한 1055 Grady로 복귀해 CEO로 근무해왔다. 그러다 올해 4월 현대차 북미법인(Hyundai Motor North America)의 최고홍보책임자로 전격 영입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그의 선임 소식을 따로 외부에 밝히지는 않았다.
◇전방위 네트워크 보유, 車산업·동아시아 문화 '깊은 이해'
북미 자동차 시장은 유럽과 더불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불린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선진국들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이듬해 판매를 시작했다. 2015년10월 미국시장 판매 누계 10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작년 기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중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판매량이 줄었지만 경쟁사보다 비교적 선전했다. 현대차의 올해 6월 미국 현지 판매량은 5만1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감소했다. 기아차의 경우 6월 한 달간 미국에서 4만7870대가 팔려 15.7% 감소했다.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분기에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4.8% 감소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현대차그룹보다 더 부진했다. 닛산(-50.2%),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38.6%), 도요타그룹(-34.6%), GM(-34%), 폭스바겐(-30.2%), 혼다 (-28.1%), 스바루(-25.3%) 등 대체로 현대차그룹보다 판매가 더 저조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 순위는 6위로 GM, 포드,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혼다에 뒤지고 있다.
현대차가 화이트 전 대변인을 CCO로 전격 영입한 데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공략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기는 하지만 화이트 CCO가 보유한 광범위한 정·재계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이트 CCO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카를로스 곤 사장과 일한 적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동차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완성차업체를 이끄는 경영자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또 시카고대에서 동아시아에 관해 공부해 한국기업인 현대차의 문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의 군사 분야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분석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달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수소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생활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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