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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키옥시아,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은 자산평가에 단기 도움…장기적인 사업파트너에 무게

김슬기 기자공개 2020-07-23 07:39:5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투자한지 2년여가 지났다. 올 하반기 키옥시아 상장이 가시화되면 SK하이닉스의 장부상 투자가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자산이나 손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정부분 재무지표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상장 직후 키옥시아를 통한 투자 차익 실현이나 경영이나 영업 의사결정에 영향력은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보유한 '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 LP', 'BCPE Pangea Cayman2 Limited'의 장부가액은 각각 2조9720억원, 1조5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대비 장부가액이 각각 1912억원, 909억원 늘어났다.


해당 투자자산은 SK하이닉스가 2018년 투자한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관련된 것이다. 2017년 일본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분사했고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총 4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에 유한책임사원(LP) 자격으로 2조6371억원, 전환사채(CB) 인수에 1조2789억원을 썼다.

투자 2년여만에 펀드 장부가치는 3349억원, CB는 2475억원 증가했다. 총 5824억원이다. 투자수익률로만 보면 15%에 달한다. 해당 자산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되며 공정가치는 각각의 시나리오(IPO, M&A 및 만기청산)에 대한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확률에 따라 가중평균해 측정된다.

근시일 내에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키옥시아 상장이다. 일본 내 보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연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 일본 최대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올 10월초 IPO를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또 다시 상장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키옥시아는 대표적인 낸드플래시 업체다. 다만 지난해 낸드플래시 시장이 좋지 않아 키옥시아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키옥시아는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 1852억엔(약 2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9년 3분기말 4조6000억원대까지 높아졌던 장부가치는 4분기말 대규모의 손실로 인식되면서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액은 136억달러(약 16조9000억원)로 전분기 대비 8.3%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의 33.3%를 차지, 1위였다. 키옥시아는 시장점유율 19%로 2위업체다. SK하이닉스는 WDC(15.3%), 마이크론(11.2%)에 이은 5위에 안착해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0.7%였다.

올해 하반기 키옥시아 상장이 현실화되면 SK하이닉스의 자산이나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후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는 3조5000억엔(38조7800억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인 홀딩스에 출자했고, 향후 사업회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CB를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CB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환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지분 15% 확보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2028년까지는 CB 행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장 수익실현은 어렵지만 현재보다 장부가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산은 장기투자자산으로 포함되며 자산총계에 영향을 준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SK하이닉스 자산총계 중 키옥시아 투자자산 비중은 6%대였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6.7%이다. 자산규모가 커지면 단기차입금의존도나 차입금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건전성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공정가치 평가손익에 따라 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투자 자체가 성공적이더라도 당장 매각하거나 사업적인 시너지를 내기는 어려움이 있다. 낸드플래시에 있어서 키옥시아와 SK하이닉스는 경쟁자이기 때문에 투자 당시 아예 이사임명권이 제한되고 경영 및 영업의사결정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명시해뒀다. 결국 긴 시간을 두고 낸드플래시 이후 차세대 반도체를 준비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로서는 단순투자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키옥시아 상장에 대해서는 관여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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