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적자 계열사 정리…IPO 준비 본격화? 펍지 제외한 주요 계열사 전부 적자…기업가치 극대화 차원
서하나 기자공개 2020-09-08 08:11:2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조직 재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 정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사 유니언을 표방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 펍지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IPO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란 전망도 내놨지만 회사측은 IPO와 관계없이 조직 재정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상반기 중 자회사 스콜을 정리한 데 이어 최근엔 북미법인 엔메스(En Masse Entertainment, Inc.)의 폐업을 결정했다. 스콜은 테라M, 테라 오리진 등을 개발한 개발 스튜디오로, 2015년 4월 크래프톤과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맺고 자회사로 합류했다. 엔메스는 2008년 테라의 북미 서비스를 위해 설립된 자회사다. 두곳 모두 크래프톤의 100% 자회사다.
크래프톤 주요 계열사는 7개에서 5개로 줄었다. 크래프톤은 종전까지 펍지를 비롯해 피닉스, 엔매스, 스콜, 레드사하라스튜디오, 딜루전스튜디오, 크래프톤 벤쳐스(KRAFTON Ventures, Inc.) 등 개발사들을 계열사로 두고 있었다.
크래프톤이 2018년 개발 스튜디오 간 연합체계를 선언한 이후 개발 스튜디오 정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게임 스튜디오의 연합이라는 독특한 체제를 유지해왔다. 블루홀 연합은 2018년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 크래프트 길드에서 착안해 사명을 크래프톤으로 바꾼 바 있다. 운영은 공용 조직의 자원을 활용하고 수익을 내면 적정 이익 규모를 공유하기로 했다. 향후 외부 개발사와도 연합 체계를 구축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이는 독립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개발 스튜디오 간 시너지를 통해 제2의 펍지를 배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제2의 펍지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 펍지 의존도는 오히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크래프톤은 전체 매출 약 1조1200억원 중 약 94%인 1조493억원을 펍지에서 거뒀다. 상반기엔 전체 매출 8875억원 중 펍지 매출로만 8579억원을 기록, 의존도가 약 97%로 상승했다. 대부분 수익이 펍지에서 나온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상반기 크래프톤 주요 계열사 중 흑자를 낸 곳은 펍지와 펍지의 자회사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triking Distance Studios, Inc.) 등이 유일했다. 다른 개발 스튜디오는 모두 적자였다. 딜루젼스튜디오는 매출 6억원, 순손실 51억원을, 레드사하라스튜디오는 매출 40억원에도 순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피닉스 역시 매출 118억원, 순손실 4억원 등으로 적자를 봤다. 4월 미국에 신설된 투자 전문사인 크래프톤 벤처스 역시 상반기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주요 개발 스튜디오는 지난해에도 손실을 냈다. 지난해 레드사하라스튜디오(-62억원), 스콜(-46억원), 피닉스(-44억원), 딜루젼스튜디오(-16억원) 등이 순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크래프톤이 스콜, 앤메스에 이어 다른 개발사를 정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이뤄진 조직 재정비가 IPO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IPO를 준비 중이나 현재로서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라며 "자회사 정리 역시 IPO와 직접 관계가 없는 사안으로 타기업들처럼 인수합병, 기업분할 등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크래프톤의 예상 기업가치는 천차만별이다. 최근 이뤄진 투자사의 지분 매각을 통해 추정한 기업가치는 4조7000억원 규모지만, IB업계에선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발행사 연간 순이익을 곱해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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