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언택트 투자파일]'긱 이코노미' 입소문 타고 떠오른 '크몽'알토스벤처스·IMM '비즈니스 플랫폼' 성장성 베팅, 연말 시리즈C 앞둬
임효정 기자공개 2020-09-24 08:11:46
[편집자주]
코로나19는 벤처캐피탈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언택트) 사회의 도래다. 창업 생태계도 언택트 업종이 큰 수혜를 입으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선견지명을 갖고 투자를 단행한 벤처캐피탈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예기치 못한 외생변수 속에 효자로 부상한 언택트 스타트업과 투자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가 앞당겨진 분위기다. 긱 이코노미는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을 일컫는다. 코로나19로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프리랜서 고용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다.대표적인 긱 이코노미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곳이 크몽이다. 크몽의 진가를 알아본 벤처캐피탈이 하나둘 늘면서 100억원대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다. 벤처캐피탈이 성장 포인트로 꼽은 건 B2B시장 분야다. 대기업의 아웃소싱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크몽이 비즈니스 플랫폼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5년전 첫 투자유치…시리즈B 100억대 마무리
벤처캐피탈이 크몽을 알아본 건 2015년이다. 동문파트너즈가 7억원을 베팅하면서 첫 투자가 시작됐다. 당시 크몽의 주 사업모델은 지금과는 달랐다. 소소한 심부름을 해주는 퍼스널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재능 마켓에 가까웠다. 모닝콜을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일부터 게임레슨을 해주는 일까지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재능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은 당시 국내 시장에서는 생소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검증된 사업모델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크몽에 베팅했다.
시리즈A 투자를 받은 건 2017년이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알토스벤처스가 30억원을 단독 투자했다. 비즈니스 플랫폼의 가능성이 엿보인 시기이기도 하다.
박현호 크몽 대표는 "초창기에는 다양한 카테고리 중 퍼스널을 키우려고 노력했는데 마케팅, IT 프로그래밍 등 프리랜서 아웃소싱으로 수요가 높아졌다"며 "2016년을 기점으로 프리랜서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에 타깃은 맞춘 것은 크몽의 성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시리즈B 라운드는 1년 만에 이뤄졌다.
직전 라운드에 참여한 알토스벤처스의 입소문으로 시리즈B 라운드의 규모는 한층 커졌다. 2018년 알토스벤처스를 포함해 인터베스트,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내로라 하는 벤처캐피탈들이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로써 크몽은 110억원의 투자 유치로 시리즈B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IMM인베스트먼트 역시 알토스벤처스의 소개로 크몽에 베팅한 케이스다.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한 김홍찬 IMM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크몽이 B2B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회사 홈페이지 제작 등 여러 업무를 하는 과정을 통해 접하게 됐다"며 "이후 알토스벤처스를 통해 투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격적으로 자금 투입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B2B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몽에 있어 벤처캐피탈은 투자사이자 고객사인 셈이다.
크몽을 택한 벤처캐피탈은 비즈니스 플랫폼 시장의 성장성에 베팅했다. 김 매니저는 "전문가가 본인의 스킬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 시장에서는 활성화되기 전이었다"며 "뛰어난 전문가를 더 좋은 가격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크몽의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의 선견지명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크몽의 누적거래액은 지난해 10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까지 누적등록 서비스도 20만건에 달한다.
◇코로나19 '터닝포인트'…휴먼 클라우드 서비스 지향
통상 창업초기에 어려움이 크지만 크몽의 위기는 불과 1년 전이었다. 설립 후 8년차로 ‘뉴크몽’을 론칭한 시점이다.
뉴크몽은 마켓, 맞춤 견적, 엔터프라이즈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기존 메인 서비스인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과 함께 미리 견적을 받아본 이후 프리랜서를 선택하는 맞춤견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이나 정부기관,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관리해주는 기업전담 서비스인 엔터프라이즈도 새롭게 구성했다.
가성비 좋은 재능마켓으로 알고 있던 기존 소비자에겐 적지 않은 변화였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서비스로 인식했던 것이 원마켓으로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뉴크몽을 안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였다. 긱 이코노미 시대가 앞당겨지며 아웃소싱 수요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언택트 업무가 확산되면서 거래 건수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올 7월 기준 월 거래량 5만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그는 "언택트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아웃소싱 비즈니스의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더 일찍 찾아 왔다"며 "프리랜서 수요가 많아지며 그야말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크몽은 또 한 단계 도약을 꿈꾼다. 박 대표는 인적 자원을 클라우드화해서 유연하게 쓰는 이른바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이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단기채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일정 기간 동안 기업에 전문 프리랜서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로 올해 안에 론칭할 예정이다.
추가 실탄을 확보하는 시기는 올 연말로 잡았다. 12월께 시리즈C 라운드를 시작해 내년 초 클로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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