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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네이버]'창업자 보조→경영주체'로 성장한 21년②기업성장 따라 역할 변천…이해진 사임, 이사회 중심 경영 계기

원충희 기자공개 2020-10-27 07: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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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3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이사회 변천사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단계의 표본을 보여준다. 기업이 커짐에 따라 경영전면에 있던 창업자가 점차 후선으로 물러나면서 이사회를 위시한 시스템 경영이 정착되는 과정이다.

네이버의 이사회 역사는 1~3기로 분류할 수 있다. 1기는 경영일선에 직접 나선 창업자를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한 시기다. 여느 대기업이 그렇듯 네이버 역시 소자본의 스타트업(네이버컴)으로 시작했다. 1999년 6월 설립된 네이버의 초기경영 방식은 전형적인 '오너경영'이었다. 창업자 이해진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아 주요 현안을 처리했다.

당시 이사회는 별 의미가 없었다. 생존이 버겁던 신생회사 시기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네이버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등장한 시점은 2003년부터다. 한게임 등과 합병 후 NHN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2년 10월 코스닥에 입성한 지 1년 만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이해진과 김범수(현 카카오 창업자) 공동대표를 비롯해 사내임원들만으로 이사회가 구성됐었다.

이때도 이사회는 경영진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안정궤도에 오를 만큼 성장하기 위해선 경영진 견제보다 민첩한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논하기에는 생존과 신사업 성장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이사회에 대한 법적제도 또한 지금처럼 갖춰지지 않았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영역이 다양해지면 창업자(오너)에겐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 요구된다. 직접 경영에 나서기보다 경영진의 관리감독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창업자가 후선으로 한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진을 통솔하는 '오너-전문경영인 융합체계'가 이뤄지는 시기가 이때다.

이해진 창업자는 2004년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고전략책임자(CSO)란 보직도 겸했다. 경영일선은 김범수 대표에게 맡긴 채 향후 먹거리가 될 새로운 사업 구상과 추진을 담당했다. 이후 CEO를 맡았던 최휘영 대표, 김상헌 대표 때도 이 체제를 이어갔다.

이준호 현 NHN 회장이 이사회에 등장한 시점은 2008년이다. 이사회 운영은 이해진-이준호 양강구조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이해진 창업자보다 약간 적지만 개인주주로서는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이준호 회장은 창업자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글로벌인사위원회, 임원인사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내 인사권을 다루는 협의체에는 항상 두 사람이 같이 참여했다. 이들의 동거는 2013년 8월 네이버와 NHN 분할하면서 종료된다.

네이버의 이사회는 2016년 10월 갑작스런 전기를 맞이한다. 2004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해진 창업자가 자리를 내놓았다. 2018년에는 아예 등기이사직까지 사임했다. 대신 글로벌투자책임자(GIO)란 미등기 이사직만 맡아오고 있다. 국내 사업이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룬 만큼 이제는 해외시장 개척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실제로 그는 네이버 사내이사직 사임 후에도 해외계열사인 라인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했다. 향후 일본에서 라인-야후재팬의 경영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이사회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대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단계에 선 네이버는 새로운 이사회 체제가 필요했다.


창업자 뒤를 이은 이사회 의장에는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네이버 창사 이래 첫 외부출신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변 의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과 보상위원장을 겸하면서 창업자의 입김이 이사회에 작용할 수 있는 통로가 공식적으로 차단됐다. 소유·경영 분리가 제도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변대규 의장-한성숙 대표' 체제의 출범은 단순히 이사회 구성원, 대표이사가 바뀌었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너의 빈자리를 대신할 경영주체로서의 이사회를 상징한다. 창업 후 지난 21년 동안 네이버의 이사회는 보조에서 주체로 역할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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