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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SG 거버넌스 A+ 기업 해부]형식 대신 실속 챙긴 포스코인터, A+ 함의는③사외이사 전문성·독립성 주목...적극적 활동 위한 환경 조성 '고평가'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06 14:58:11

[편집자주]

재계의 화두인 ESG등급은 이제 투자자들의 투자 기준이 됐다. 높은 ESG등급을 받는 기업이 내 자산을 불려줄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됐다는 의미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ESG 수준이 높을수록 대면하는 리스크의 크기도 작아진다는 점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E·S·G 중 등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G(지배구조)다. ESG 평가기관의 지배구조 평가 기준과 어떤 기업이 어떤 요인 덕에 지배구조 A+ 등급을 받을 수 있었는지 더벨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현 대표이사인 주시보 사장(사진)은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다. 이는 정관 제31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된다는 점에 의거한다. 이는 대표와 의장을 분리하는 최근 재계의 흐름과 상반된다. 그럼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배구조 등급 A+(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기준)을 받았다.

통상 ESG 평정기관에서는 대표이사로의 과도한 권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두 직책 간의 분리를 권고한다. 높은 수준의 지배구조 등급을 받는 기업들이 대부분 겸직보다 분리를 택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 역시 비교적 단출한 편이다. 같은 A+ 등급을 받은 포스코의 경우 이사회 산하에 5곳(△이사후보추천및운영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재정및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딱 두 곳(△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만의 위원회를 보유 중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에도 주시보 대표를 비롯한 두 명의 사내이사와 네 명의 사외이사 모두가 속해있다. 평정업계에서는 사외이사가 기업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인물도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관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주 사장의 사추위 참여는 '개선 요소'로 꼽힐 수 있다.

대표-의장 겸임, 단출한 위원회, 사내이사가 관여하는 사추위 등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겉보기에는 흔히 거론되는 선진적 이사회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상위 지배구조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대표-의장의 기계적 분리, 사내이사의 사추위 참여 여부 자체가 등급 평가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모든 기업내 이사회가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대표와 의장의 겸직과 분리 여부만을 놓고 뭐가 더 좋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면서 "다만 평정하는 입장에서는 통상적인 기준을 놓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1인에게 권력이 중심이 되는 현상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정기관이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실제 사외이사가 최대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하고있다는 점이다. 김진성 KCGS 평가팀장은 "회사마다 지닌 강점이 모두 다른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사외이사가 최대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세'는 따르지 않지만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만큼은 기타 A+ 기업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사회 7인 중 4인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의무 기준인 사외이사 비중 50%를 상회하는 셈이다.


4인의 사외이사(△권수영 △김흥수 △홍종호 △심인숙) 역시 전문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권수영 사외이사는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역임한 경제·금융분야 전문가로 현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다. 김흥수 사외이사는 CJ홈쇼핑 중국사업 부문장을 역임하고 현재 상해동방CJ 홈쇼핑의 대표로 있다.

홍종호 사외이사는 아시아환경자원경제학회 회장으로 ESG 이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심인숙 사외이사는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이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선임됐다.

김진성 팀장은 "사업보고서 등 공개된 자료를 통해 평가하고,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인터뷰 과정을 통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한다"라면서 "실제 사외이사가 자신들의 역할이나 법적 책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실제로 사외이사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 등을 파악해 지배구조 등급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년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연결 현금배당성향 35.1%를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47.7%, 작년 41.2%를 기록했다.

평정기관에서 지양하는 그룹내 내부거래 역시 시간이 갈수록 비중이 들어드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매출 3조6402억원 중 7933억원을 내부거래로 발생시켰다. 비중으로 따지면 21.8%다. 이 비중이 작년에는 16.1%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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