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온실가스 충당부채 '제로'된 사연은 3분기 자산으로 환입…거래권 구매 필요없어
김슬기 기자공개 2020-12-02 07:52:2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3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3분기 삼성SDI가 온실가스 충당부채로 잡았던 금액을 모두 자산으로 환입했다. 삼성SDI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온실가스 충당부채를 처음으로 쌓았지만 올해 3분기에 이를 모두 환입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1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3분기 충당부채 중 온실가스 관련 유동부채를 계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까지 있었던 20억7011만원의 온실가스 유동부채를 모두 자산항목으로 환입한 것이다. 온실가스 유동부채가 처음으로 발생한 시점은 2019년으로 당시 인식했던 금액이 이번에 모두 사라졌다.

삼성SDI는 국내 대표 전지사업체로 휴대폰이나 전동공구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와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전지를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배출권할당대상업체로 분류된다. 2012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2015년부터 배출권 거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삼성SDI 역시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동참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배출권 무상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하면서 배출부채를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 또한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배출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삼성SDI의 전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탄소배출량은 75억톤, 2016년 37억9000톤, 2017년 40억4000톤, 2018년 51억톤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53억톤이었다. 이를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5년 64만여tCO2e는 2018년 100만여tCO2e를 넘어섰고 지난해 127만여tCO2e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동참 이후 처음으로 온실가스 충당부채를 쌓았다. 기업이 정부에서 제공받은 온실가스 할당량을 초과할 경우 한국거래소나 타 기업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생긴다. 삼성SDI가 이를 대비해 충당부채를 인식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 다시 이를 부채에서 자산으로 환입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2019년 회계연도에 정부가 할당한 배출량 기준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서 배출권 구매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입장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통상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에 대해 다음해 상반기에 확정을 해준다"며 "올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수치 확정이 다소 늦어지면서 3분기에 이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생산량 증가 등으로 미리 충당부채를 쌓아뒀는데 결과적으로는 배출권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되어서 계정 조정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3분기말 전체 충당부채는 총 3211억원으로 전년말대비 35%(1788억원) 감소했다. 품질보상 충당부채(유동) 항목이 1796억원 감소하면서 충당부채 축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온실가스 충당부채의 비중은 아직까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발간된 지속경영가능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기후 관련 정책 및 규제 리스크 증가에 따라 장기(5년 이상)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SDI 측은 "단기적으로 재무적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배터리 및 ESS 시장의 성장에 따른 생산 증가와 탄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추가적인 탄소 비용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중장기 대응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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