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스에서 만난 롯데·LG, '닮은듯 달랐다' 투자회사 'LP' 롯데정밀화학, 전지박 '공동투자자' LG에너지솔루션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28 09:26:4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정밀화학에 이어 LG화학의 전지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에 투자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모펀드가 깔아놓은 '솔루스'라는 판에 재계의 빅 플레이어들이 참여한 모양새가 돼 각 사들의 투자 성격과 목적에도 관심이 쏠린다.양 사(롯데정밀화학·LG에너지솔루션)가 자금을 투입한 지점이 정확히 어디인지 파악하면 각자의 투자 목적과 의의를 유추할 수 있다.
◇전지박에 OLED·바이오까지, 관망하는 롯데
우선 지배구조도를 살펴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스카이레이크롱텀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Skylake Long Term Strategic Investment, 이하 투자회사)'가 지분 40.94%(우선주 포함 지분율)를 보유하고 있다.
또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 지역에 룩셈부르크와 헝가리에 각각 Doosan Electro-Materials Luxembourg(이하 DEL), Volta Energy Solutions Europe Kft(이하 VESE)라는 자회사를 100% 보유 중이었다. DEL은 동박을, VESE는 전지박을 생산한다. 즉 '투자회사→솔루스첨단소재→DEL·VESE'의 구도였던 셈이다. 동박과 전지박은 비슷한 개념이지만 동박은 범용, 전지박은 이차전지 전용 소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롯데그룹이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자금을 투입한 지점은 최상단 회사인 '투자회사'다. 2900억원을 투입하며 유한책임사원(LP)이 됐다.
자본시장법 상 LP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회사의 경영에 관여할 수 없다. 다만 GP들로부터 회사의 상황이나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보고받는다. 보다 근거리에서 솔루스첨단소재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셈이다.
롯데정밀화학과 같은 롯데그룹 화학BU(Business Unit) 소속인 롯데알미늄이 VESE의 공장과 근접한 곳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VESE의 전지박 공장과 롯데알미늄의 양극박 생산공장은 모두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LP' 롯데정밀화학이 관찰할 수 있는 사업은 비단 이차전지소재 사업 뿐만은 아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동박 사업 외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바이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작년 솔루스첨단소재 매출 2608억원중 OLED와 바이오 사업의 매출은 각각 621억원, 399억원으로 두 사업의 규모 역시 무시할수 없는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의 바이오 사업 부문은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 건강기능식품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라면서 "최근 롯데케미칼이 항바이러스·항균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지박 공급처와 시너지 강화하는 LG
'투자회사→솔루스첨단소재→DEL·VESE'의 지분 구도는 최근 변화를 맞았다. DEL이 50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함과 함께 솔루스첨단소재가 VESE의 지분을 DEL에 전량 현물출자하면서다. 이에 DEL이 전지박·동박 관련 유럽 통합 법인으로 탄생하면서 지분구도가 '투자회사→솔루스첨단소재→DEL→VESE'로 변경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여기서 등장한다. DEL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스카이레이크측의 펀드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인베스트먼트II(Skylake Equity Investment I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자금을 출자하며 새로운 주주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금액 규모는 575억원으로 통합법인의 약 6.2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지분율은 100%에서 53.72%로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분 투자를 통해 DEL과의 전략적 시너지를 더욱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향후에는 DEL의 수익중 일부를 배당금 등으로 수령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시기상조이지만 스카이레이크의 엑시트(Exit) 시점이 다가왔을 때 양 그룹사의 의사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와 LG가 자금을 투입하며 관여를 시작한 만큼 향후 솔루스첨단소재를 품기 위한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와 LG가 솔루스에 직·간접 투자를 단행하면서 추후 스카이레이크가 엑시트를 할 때 인수 의지가 있는 경우 타 후보들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 섰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다만 스카이레이크 입장에서는 양 그룹사들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는 LP와 공동투자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