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신규 수탁을 꺼리고 있는 은행들이 앞으로 '뉴딜펀드' 수탁을 받아줄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최근 만난 A 운용사 대표는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우려섞인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책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타이틀을 거머쥘 기회로 보고 있다. 정부가 손실을 일정 비율로 막아준다는 점에서 상품 구조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가 기자에게 던진 화두는 뜻밖에도 '펀드 수탁' 문제였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손익차등형 구조인 동시에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띤다. 그만큼 수탁사가 수행해야 할 업무도 늘어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미는' 관제펀드라는 점에서 그의 궁금증이 다소 의아하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와 빗대어 보면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니었다. 실제로 수탁사를 구하지 못해 펀드를 출시하지 못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업계 최고 수준의 수탁보수를 약속하고 필요하다면 10bp를 더 얹어 주겠다는 제안에도 수탁사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사례가 나올 정도다. 이미 수탁사가 펀드 출시를 결정한다는 얘기까지도 들린다.
A 운용사는 오랜기간 메자닌 투자로 업력을 쌓아온 하우스다.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사실상 기존 펀드 운용방식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정책형 뉴딜펀드의 투자범위는 유가증권, 코스닥 등으로 넓다. 뉴딜 관련 상장 또는 비상장기업의 메자닌과 세컨더리 메자닌도 투자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지난해 A 운용사의 펀드 설정 작업도 원활하지 않았다. 신규 수탁을 제한하는 수탁난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탁사들은 해외투자 펀드를 비롯해 비상장 기업의 주식이나 메자닌,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 수탁을 주로 기피했다.
이처럼 수탁사들의 '선별적인' 신규수탁 업무로 헤지펀드의 경쟁력과 다양성은 오히려 떨어진다. 운용사는 절대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자산과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탁사 입장을 고려하면 전략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를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설계했다. 공모펀드에게서 자금을 받은 사모펀드가 실제 투자기업을 결정하는 구조다. 상장, 비상장 기업을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역량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적인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반대로 보면 공모펀드만으로 정책적 목표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판 뉴딜은 2025년까지 16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재정정책이다. 이 중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혁신기업을 발굴한다. 동시에 해당펀드의 양호한 성과는 민간 참여를 더욱 촉진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처럼 사모펀드 수탁난이 지속된다면 이같은 계획은 자칫 시작부터 삐걱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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