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가장 주목을 받은 대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애플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열사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애플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전례 없는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소식이 알려진 뒤 현대차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지만 약간의 변화를 보였다. 처음에는 애플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뒤에는 '다수의 기업'에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신사업을 추진하며 '기밀'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최상위 기업과 협업하는 건 호재다. 그러나 마치 '간택'을 받고 은혜를 입는 것처럼 논의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 외부에 그런 상황처럼 비춰지는 일도 치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지금 목이 마른 건 애플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중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대비가 가장 잘된 곳으로 꼽힌다. 애플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자신만의 계획을 펼칠 역량이 있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세계 4위권이다. 향후 세계 2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있다. 수소전기차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반면 애플은 독자적인 힘만으로는 어렵다. 전자제품에서 잇달아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굳혔지만 모빌리티에서는 다르다.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갖춘 조력자가 절실하다. 이 때문에 독일 BMW, 메르세데스-벤츠와도 협력을 타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벌어지는 합종연횡의 '속성'도 다시 한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완성차·부품사·IT기업 간 협업은 겉으로는 도원결의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각자 '꿍꿍이'를 품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는 작년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공표했다. 배터리 공급사 입장에서는 치를 떨 일이다. 아군이 언제든지 미래의 잠재적 적군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애플도 현대차그룹과 뜨거운 악수를 해 놓고 언제, 어떻게 등을 돌릴지 모를 일이다. 그들이 원하는 건 현대차그룹이 가진 '실력'을 최대한 싼값에 활용하는 것이지 낭만적인 '영원한 동맹'이 아니다. 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도 애플이라는 거대한 이름에 짓눌리거나 최근의 급격한 주가 상승이 뇌리를 스쳐서도 안 된다. 오로지 현대차그룹에 도움이 되는가 안되는가 냉철한 판단만이 남아야 한다.
이번 '애플카' 이슈의 긍정적 측면은 그간 저평가받던 현대차와 계열사의 '제값'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이다. 늘 우리 곁에 있었기에 익숙했고 어떤 이는 만만하게 느꼈을 기업이 생각보다 대단한 곳이라 각인시켰다.
애플과 협력 논의가 ‘정의선 회장 체제’ 현대차그룹이 보여줄 진면목의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 만들 수많은 스토리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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