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으뜸기업 리포트]다각화 무대 마련 '아모텍' 허리띠 조인다③금융기관 차입으로 R&D 투자, 수익성 높여 재무 부담 해소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08 09:31:13
[편집자주]
대기업이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수많은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노고가 숨어있다. 균형잡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의 더 많은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국가 간 무역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핵심전략기술을 보유해 정부가 관리에 들어간 '으뜸기업'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더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주요 으뜸기업들의 기술가치와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2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아모텍이 올해부터 긴축 경영에 나선다. 그동안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신소재 기반 부품 사업은 기존 정보기술(IT)에서 전장 시장으로 확장했고 숙원 사업이었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개발도 완료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재무상태도 부담이 커졌다. 당분간 개발보다는 적극적 영업 활동을 통한 재무 안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아모텍은 신소재 기술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MLCC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하고 올해 적극적인 고객사 영업을 통해 양산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R&D 강화 전략에 따라 부담은 늘었다. 특히 2019년 공격적 투자로 재무상으로도 변화가 나타난 시기다. 우선 R&D비용은 64억원으로 전년대비 84.5% 늘었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5%였다. 이처럼 각종 비용 증가 탓에 영업현금흐름은 2018년(223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규모인 2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R&D비용은 36억원을 기록했고 매출 대비 비율도 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실적도 적자로 전환했고 영업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현금흐름은 지출폭이 더욱 커지면서 264억원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재무제표도 악화됐다. 부채총계는 2018년 말 1984억원에서 2019년 말 2317억원, 지난해 3분기 말 2518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 결과, 부채비율도 100.5%에서 2019년 말 116.5%, 2020년 3분기 말 130.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8년 말 538억원이던 현금자산은 2019년 말 629억원으로 17% 늘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641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신제품 개발에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현금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은 외부에서 그만큼 자금을 끌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모텍 장단기 차입금은 2018년 말 54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 말 1051억원, 지난해 3분기 말 1007억원 등 1000억원대를 넘겨 두 배가량 증가했다. 같은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7.4%에서 52.9%, 52.3%로 올랐다.
자금 조달은 대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통해 이뤄졌다. 그동안 아모텍은 지분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금융기관 차입 방식을 선호했다. 실제로 금감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마지막으로 유상증자를 시행한 시기는 2003년이다. 전환사채 발행도 2010년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금융기관 차입에만 의존한 배경에는 신소재 기술력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3~4년 전까지 실적 상승에 따라 유동성을 미리 확보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례적으로 지난해 2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엔에이치 아이비케이씨 하이테크 제일호 신기술조합이 인수자로 참여했고 표면·만기이자율 0%의 양호한 조건으로 체결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교환 조건으로 아모텍 주식이 아닌 자회사 아모그린텍 주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아모텍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대주주인 김병규 회장의 보유 지분이 아모텍(16.54%)보다 아모그린테(40.32%)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텍은 당분간 추가 투자나 자금 확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익 활동을 강화해 현금흐름을 정상화하고 재무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모텍 관계자는 "외부자금 조달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해결하곤 했다"며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현금이 풍부했고 금융기관 차입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법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MLCC 투자 등으로 현금흐름이 안 좋아졌는데 당분간 수익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무 안정화를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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