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꼬막이 제철을 맞아 밥상에 올라왔다. 하얀 쌀밥 한 숟갈에 짭조름한 꼬막이 올라가니 다른 반찬이 생각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명절이나 제삿날 정도에만 볼 수 있었던 꼬막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식자재가 된 것은 불과 몇년 전이다. 특히 매콤 새콤한 꼬막 비빔밥의 유행으로 시작된 꼬막의 대중화는 무침과 볶음, 만두 등에 이어 가정간편식(HMR)으로도 진화했다.꼬막의 대중화는 단연 프랜차이즈 음식점 '연안식당'이 주도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연안식당은 대표 메뉴인 꼬막 비빔밥을 비롯해 신선한 해산물을 주력으로 디딤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이범택 디딤 대표에겐 코스닥 상장 발판이었던 '신 마포갈매기'에 이어 효자 노릇도 했다. 연안식당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9년 디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대표에게도 넘기 힘든 산이었다. 집객 영업이 중심이었던 디딤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오후 9시 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들은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HMR과 배달 등 전환도 시도했지만 적자를 면하긴 어려웠다.
결국 이 대표는 디딤의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선택했다. 그의 측근도 "배달이나 HMR 등이 아니면 변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끝에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며 "이 대표가 주말도 없이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시장의 상황이 기존과는 너무 달라진 탓에 그간의 노력을 만회할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선택한 디딤의 새 주인은 배달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담유통'이다. 법인으로 전환한 지 4년 됐지만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 '배달삼겹 돼지되지'는 전국 가맹점이 180개를 넘어섰다.
이 대표도 경영권 지분을 정담유통에 넘기지만 새 주인 측과 협력해 기존 디딤이 운영했던 음식점에 배달 사업을 접목하는 데 손을 보탤 계획이다. 매매금 절반도 정담유통에 대출 형태로 남겨둬 자본력이 부족한 새 주인에게 힘을 실었다. 잔금은 배달 사업이 디딤에 안착할 3년 동안 분할해 받는다. 그동안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재무적투자자(FI)도 비슷한 방식으로 정담유통에 지분을 넘겨 혹시 불거질 경영권 분쟁의 여지도 줄였다.
관건은 디딤을 품는 정담유통이 프랜차이즈와 배달의 접목을 성공시키느냐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디딤과 정담유통이 각자 잘하는 것을 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갈매기살과 꼬막 등 남들이 간과했던 식재료를 이용해 디딤을 외식업 전문기업으로 키워냈다. 경영권은 매각했지만 배달 시장 공략을 위해 손잡은 정담유통이란 선택이 디딤의 지속성 유지와 생계를 함께한 점주, 직원을 위한 최선의 결과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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