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모 전문사모운용사 대표는 메일을 열어보고 “이제는 한숨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증권사로부터 발송된 메일에는 수탁사 신한은행이 비상장자산 펀드 및 해외직접투자 펀드와 설정액 100억원 미만의 모든 펀드에 대한 수탁을 향후 약 6개월간 중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사모펀드 수탁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114조원 규모 국내 2위 수탁사 신한은행은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제한적으로나마 전문사모펀드의 수탁계약을 체결해준 사실상 유일한 은행이었다. 이런 신한은행마저 10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 펀드와 국내채권형 펀드에 대한 수탁만 받기로 했다. 전문사모운용사들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전문사모운용사들은 “수탁사가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수탁은 펀드산업에서 일종의 인프라로 여겨졌다. 펀드의 핵심인 투자전략에만 열중하던 전문사모운용사에게 수탁대란은 펀드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인식될 만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요구된다. 하지만 정작 금융당국은 펀드업계 전반이 골몰하는 이번 수탁대란에서 한 발짝 물러서있는 듯 보인다. 옵티머스펀드 사태를 계기로 수탁사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펀드 감시 책임을 강화했고 옵티머스펀드 수탁사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조만간 징계까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서 비롯된 수탁업무 위축을 해결하는 데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탁사들이 제시하는 수탁대란의 명목상 이유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펀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 기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거나 적어도 굳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소극적 방어의 의도가 강하다. 이런 소극적 방어는 의외로 조그만 숨통을 열어준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수탁사 책임 강화가 ‘채찍’이라면 인프라를 정상화할 ‘당근’도 필요하다.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 사태를 거치며 수탁사와 전문사모운용사를 비롯한 각 주체들의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금융당국이 반응을 보일 때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헤지펀드 본연의 역할을 위해서는 인프라의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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