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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KB운용, 이사선임 잣대 엄격...경쟁사도 못 피했다③반대 안건중 이사 선임건 40% 육박...영속성 핵심 이사회, 보수적 가이드라인

양정우 기자공개 2021-04-05 13:09:06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투자처의 이사 선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반대표를 행사한 주주총회 의안 가운데 이사 선임 건의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KB금융그룹 계열 운용사로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주사 사내이사(대표) 선임 건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힘을 싣고자 보수적으로 설계한 가이드라인에 충실했던 결과다.

◇반대표 속출 '이사 선임 안건'…이사회 독립성도 주시

더벨이 KB자산운용의 지난해(2019년 4월초~2020년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160개 투자기업의 주주총회에서 64건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그 가운데 이사 선임 건(감사 선임 포함)이 26개(40.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 목표와 전략을 설정한다. 예산과 지출을 결정하는 건 물론 자금조달 플랜을 짜는 세부 방안도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무거운 사안은 주주총회의 승인까지 필요하지만 기업의 경영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사회가 진두지휘한다.

결국 이사회가 기업 영속성을 좌우하는 만큼 KB자산운용은 이사 선임 안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체 가이드라인인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에서도 이사 선임 항목을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다.

대표적 결격 사유는 △법규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에 준하는 행정적 제재를 받은 경우를 포함)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이사가 전년도에 주주 다수에 의해 채택된 제안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 △이사회나 이사회의 주요 위원회에 4분의 3 이상 출석을 하지 못한 경우 등이다.

이렇게 반대 요건을 구체적으로 열거했을 뿐 아니라 하우스의 재량에 따라 사례별로 자체 판단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뒀다. '그 밖에 회사 가치의 훼손, 주주 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경우'를 마지막 결격 사유로 적시했다. 다양한 사안을 개별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하고 있다. 카카오와 옛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가 이사회 소집기간을 단축하려던 안건(정관 변경의 건)에 반대했고 대한항공의 집중투표제 배제(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거부했다.

*지분비율은 행사 및 불행사 주식을 모두 포함한 수치.

◇우리금융지주 수장, 대표 선임 반대표…기아차·엔씨소프트·GS리테일 등 거부

KB자산운용이 이사 선임을 반대한 의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사내이사 선임 건이었다. 당시 우리은행 은행장(2017년 12월~2020년 3월)이자 우리금융지주의 대표였다. 지주사 수장 자리를 연임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대규모 원금손실을 야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반대의 시발점이었다. 금융감독원이 DLF 사태로 후보자에 문책 경고를 조치했던 만큼 책임 경영 측면에서 이사로서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김태한 전 대표의 사내이사(대표) 선임 건에서 반대표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창립 때부터 회사를 이끈 인사이지만 분식회계 혐의가 있는 후보자로서 충실한 임무 수행에 어려운 것으로 진단됐다. 현재 존림 사장이 대표 자리에 올랐으며 김 전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엔씨소프트, GS리테일, KT,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효성 등도 KB자산운용이 이사 선임의 건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대기업이다. 바이오 섹터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 등의 안건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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