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회장으로 돌아온다. 5월1일 LX그룹이 출범하면서 ‘고문’을 떼어내고 ‘회장’ 직함을 단다. 1985년 LG그룹에 입사해 무려 36년 만에 처음으로 그룹 총수에 오르는 셈이다.구 고문이 이끄는 LX그룹은 자산 7조6000억원 수준으로 재계순위 50위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큰 규모로 출발했던 GS그룹이나 LS그룹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유는 구 고문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구 고문이 LG그룹에서 쌓은 경력은 그 누구보다 화려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사, 전자 등 내로라하는 핵심 계열사를 거치면서 성과를 냈다. LG디스플레이를 업계 1위에 올려놨으며 혁신이 절실했던 LG전자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당시 그가 강조했던 ‘독한 경영’은 ‘인화’를 강조하는 LG그룹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LX그룹 출범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디데이(D-DAY)를 기다리는 지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쉽지 않은 과제가 산적한 탓이다.
LX그룹으로 편입되는 회사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 등 5개다. 최종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5개사 모두 실적과 전망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수십년을 재계 4위 LG그룹에 몸담던 구 고문에게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회사를 키워 아쉬움을 없애는 건 구 고문의 몫이다.
승계 작업도 시작해야 한다. 구 고문의 외아들 구형모씨는 현재 LG전자에 몸담고 있다. 구씨는 사촌형인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교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구 회장이 일찌감치 후계자로 주목받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면 구씨는 나이도 어린 데다 승계와도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후계자를 세상에 내놓는 것 역시 주어진 과제다.
하루아침에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LG’라는 안락한 우산에서 나와야 했던 조직원들의 허탈함을 달래는 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하나하나 돌파해야 할 일들과 비교하면 지금 한창 시끄러운 한국국토정보공사와의 사명 분쟁은 오히려 부수적인 것으로도 여겨진다. LX가 됐든 뭐가 됐든 이름은 이름일 뿐 아니겠는가.
구 고문은 형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는 다른 용장(勇將) 스타일이다. 한번 붙은 싸움에서 좀처럼 물러서는 일이 없는 전투형이라고도 전해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앞으로 그가 전투력을 발휘할 일이 많다. 흔히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들 한다. 구 고문은 1951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71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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