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전자 지분 법정비율 분배…'불협화음' 최소화 상속세 재원, 재무소득 보장…경영권은 이재용, 재산은 고루 분배
원충희 기자공개 2021-05-03 08:12:1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일가가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줄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법정상속비율로 나눴다. 지배구조상 삼성전자와 직결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이 부회장에게 집중하는 대신 향후 5년간 상속세 부담을 감내하는데 필수적인 전자 지분은 가족 모두 나눠 가질 필요가 있던 것으로 여겨진다.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전자 지분 4.18%와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는 법정상속비율로 나눠졌다. 배우자인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상이 각각 9분의 2씩 받았다.
이에 따라 홍 여사가 삼성전자 지분 2.3%를 받으면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 부회장 1.63%, 이부진·이서현 0.93%가 된다. 다만 삼성생명 지분 20.76%는 차등 상속됐다. 홍 여사는 지분상속을 포기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절반을 받고 이 사장이 6분의 2, 이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는다.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 것이란 세간의 예상과 다른 행보다. 삼성 가는 오히려 자매에게 분할 상속될 것으로 전망된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집중했다.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안정을 위해선 전자 지분보다 생명 지분을 더 준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삼성전자를 더 중시해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총수일가에겐 삼성생명 지분이 그룹 경영권의 법통, 전자 지분은 재산권의 개념으로 보는 듯 하다"며 "경영을 이 부회장에게 맡기되 재산은 불협화음 없게 법정비율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상속세 재원과 경제적 이득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 4인이 감내야할 상속세는 무려 12조원, 1차분 2조원은 현금과 대출금을 끌어와 해결했지만 내년부터 2026년까지 매해 2조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가치와 배당수익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 경우 나머지 유족들은 상속세 마련과 향후 주요 소득원이 될 가장 큰 자산을 잃게 된다. 특히 홍라희 여사와 이서현 이사장은 기업경영을 직접하고 있지 않은 만큼 회사에서 나오는 정기적 소득이 없거나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룹 경영권도 이 부회장 위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가장 큰 재산마저 그에게 집중될 경우 다른 유족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 있다. 법정비율 상속은 이런 불균형이 남매의 난으로 비화되는 걸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인위적인 배분이 아닌 만큼 잡음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5년 후 상속세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삼성전자 지분은 다른 카드로 쓰일 수 있다. 가령 이부진 사장의 경우 호텔신라와 면세사업을 경영한지 10년 정도 됐으나 호텔계열사 지분은 한 푼도 없다. 향후 계열분리를 시도한다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지분을 활용해 호텔계열사 지분을 가져오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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