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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홍라희·이서현 '3·6개월' 단기대출 왜 증권사로부터 5800억 빌려, 대출여력 한계·추후 상환책 고려

원충희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21-05-10 08:15:2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의 배우자인 홍라희 여사와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을 위해 각각 3개월, 6개월 단기로 58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만기 1년 이상인 여타 주식담보대출보다 기간이 짧을 뿐더러 은행이 아닌 증권사 대출이다.

시장에서는 '빚투' 현상으로 증권사의 대출여력이 거의 소진된 터라 수천억원을 연단위로 끌어오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일가에서 수개월 후 들어올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 여사는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1조원의 차입을 끌어왔다. 이 가운데 은행권과 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대출은 만기 1년 이상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에서 끌어온 5000억원은 기간이 4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3개월에 불과하다. 금리는 5%로 은행권 대출(2.6~2.7%)보다 두 배 가량 높다. 물론 3개월짜리 단기대출이라 실제 이자는 62억5000만원 정도다.

이 이사장도 대출총액 3871억원 중 하나금융투자에서 빌린 800억원의 만기가 오는 10월 25일까지로 6개월짜리 단기대출이다. 금리도 3.05%로 은행권 대출(2.77%)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고 이 회장의 상속자인 유족 4명 가운데 2명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1년 미만 단기대출을 받은 셈이다.


몇 개월 후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 및 대출 갈아타기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임에도 삼성가에서 이런 식으로 대출구조를 짠 것을 두고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가장 유력한 해석은 증권가 대출한도가 거의 소진됐다는 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가는 2026년까지 상속세를 연간 2조원 이상 나눠 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모든 대출을 끌어올 수 없어 증권 등 여러 금융사와 동시 거래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다만 증권사의 대출한도가 거의 소진된 마당이라 돈을 빌려줄 만한 곳이 몇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가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대출을 많이 받는 일명 '빚투' 열풍으로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곳이 많다. 일부 증권사는 대출을 걸어잠근 상황이라 그나마 여력 있던 곳이 메리츠증권과 하나금융투자였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총액은 자기자본에 비례한다. 법규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총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 미만이다. 그 외에는 100%로 제한된다. 대다수 증권사는 자본적정성을 감안해 좀 더 보수적(60~90%)으로 기준을 잡는다.

홍 여사에게 5000억원을 대출해준 메리츠증권의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4조7887억원이다. 즉 개인 한 사람에게 자기자본의 10%가량의 금액을 빌려준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수천억원의 대출을 연 단위로 빌려주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몇 개월 후 새로운 재원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은행권보다 높은 금리의 증권사 단기대출을 굳이 받은 것 역시 향후 들어올 자금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관측된다. 상속세 1차분을 일단 급전대출로 메우고 향후 재원을 마련할 시간벌기 용도라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출은 증권사 신용한도는 물론 차주의 개인적 사정이나 요구에 맞춰 설계된다"며 "3개월, 6개월짜리라면 잠시 급전을 빌린 정도라 상환 및 차환할 수 있는 대비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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