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리뷰]법정비율 상속, '3%룰' 의결권 제한 피했다③유족 4인 지분 각각 3% 미만, 특수관계자 의결권 12.5%→13.7% 확대
원충희 기자공개 2021-05-06 08:15:36
[편집자주]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삼성가의 상속 밑그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상세한 내용을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방향은 현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유지와 안정이다. 통상 재벌가의 상속은 소유구조 변화를 몰고 왔으나 삼성은 결이 다르다. 그간 삼성이 고민해온 지배구조를 현 시점에서 되짚어보고 추후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전자 지분(4.18%)을 유족 4인이 법정비율대로 받으면서 삼성은 '3%룰'을 피해가는 부수적 효과를 얻었다. 유족들의 상속 후 지분은 모두 3% 미만이라 특수관계인이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에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12%대에서 13%대로 확대됐다.삼성 일가는 이재용 부회장 몫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 지분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나눴다. 부인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1.39%)을 받고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9분의 2(0.93%)씩 나눠받았다. 시장의 예상을 깬 행보다.
이에 따라 홍 여사가 2.3%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에 이어 삼성전자의 3대 주주에 등극했다. 개인주주로는 1대 주주다. 0.91%를 갖고 있었던 이 부회장의 상속 후 지분은 1.63%로 홍 여사에 이어 개인 2대 주주다. 삼성전자 지분이 없던 이부진, 이서현 자매는 각각 0.93%가 됐다.
고 이 회장 유산 중 가장 알짜인 삼성전자 지분 상속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는데 유족 4인 중 누구도 3% 의결권 제한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는 상장사의 사외이사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기존 이사들과 별도로 선출하고 이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각각 3%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 부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의결권 지분은 21.2%인데 3%룰을 적용하면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안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12.5%로 줄어든다.
만약 이 부회장이 전부 물려받았다면 3%룰에 걸렸겠지만 나눠서 받은 덕분에 고 이 회장 지분(4.18%)은 모두 특수관계인 의결권에 포함됐다. 이로써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행사 가능 의결권은 13.7%로 확대됐다.
올해부터 시작한 3%룰은 아직까지는 '찻잔 속 태풍' 정도다. 재계에선 외국계 펀드 및 유력 적대기업이 이사회에 진입, 핵심기술과 정보에 접근하고 주요 투자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아직 그런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영향이 있는 곳은 주로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는 일부 기업으로 한정됐다.
다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올 초 삼성전자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사외이사 3인 재선임에 대해 반대투표를 권고하는 등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ISS가 반대 권고한 사외이사(박병국 서울대 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법제처 처장) 중 김선욱 이사의 감사위원 선임안은 개정 상법에 따라 별도로 상정됐고 큰 문제없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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